양극재 10만t…'1조 클럽' 노리는 코스모신소재

기업탐방

홍동환 대표의 공격 경영

국내 소입자 양극재 생산 강자
공장 증설로 생산량 지속 확대
필름 분산·도포기술이 강점
양극재 생산 수직 계열화 추진
홍동환 코스모신소재 대표가 2차전지용 양극활물질 생산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민지혜 기자
2차전지용 양극활물질은 두 종류로 나뉜다. 입자가 큰 것(대입경)과 작은 것(소입경). 대입경들 사이의 빈 공간을 빽빽하게 채워주는 게 소입경의 역할이다. 이렇게 충진 밀도를 높이면 배터리 전압이 올라가고 출력이 좋아진다. 국내에서 이 소입경을 제일 잘 만드는 회사가 코스모신소재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29.6% 늘어난 6295억원. 다들 어렵다고 하는 시기에 양극활 물질을 많이 팔 수 있었던 건 그만큼 소입경 제조에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3공장 증설로 생산량 늘려

코스모신소재의 전신은 필름 제조사 새한미디어다. 모회사인 코스모화학이 2010년 새한미디어를 계열사로 인수한 뒤 사명을 변경했다. 필름 사업을 정리한 뒤 휴대폰·소형 정보기기용 배터리에 사용되는 양극활물질인 리튬코발트산화물(LCO)을 제조하기 시작했다. 2017년 말부터는 니켈, 코발트, 망간을 합성한 NCM삼원계에도 도전했다.

홍동환 대표는 지난달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양극활물질 중 입자가 작은 것은 생산성 있게 만드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한번 도전해보기로 한 것”이라며 “국내 양극재업체 가운데 후발 주자지만 국내외 수요가 쏟아져 사업 전망은 밝다”고 강조했다. 이어 “업계 최고의 수율을 갖추고 있는 게 우리의 핵심 기술력”이라며 “회사 전신인 새한미디어 시절부터 보유하고 있던 분산 기술, 도포 기술 등을 적극 활용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이 회사가 올해 매출 1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3공장 증설이 완료되는 6월이 되면 현재 3만t인 양극활물질 생산량이 7만t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홍 대표는 “생산물량 전량을 국내 반도체 업체들에 공급하기로 했다”며 “올해 추가 증설을 완료해 10만t 규모까지 생산설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2021년 말부터 현재까지 공장 증설에 투자한 금액은 3500억원이 넘는다.

내년 이후 수익성 개선 기대

코스모신소재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2차전지 양극활물질이 82.8%로 비중이 가장 크다. 이형필름(14.0%)과 토너(3.2%)도 있다. 홍 대표는 “새한미디어 시절부터 판매하던 필름 제조 기술을 활용해 이형필름과 토너도 일부 제조하는 것”이라며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내년에는 양극활물질 비중이 90%를 넘을 것”이라고 했다.

양극재 생산체계(밸류체인)의 수직 계열화에도 공들이고 있다. 모회사 코스모화학이 원광과 폐배터리에서 니켈, 코발트 등 전구체 원료를 추출하면 자회사인 코스모신소재가 이를 소성해 전구체와 양극재를 만드는 식이다. 한국은 대부분 전구체를 중국 등에서 수입해 오는데 이를 자체 생산해 원재료 수급 안정화와 수익성 개선을 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코스모그룹은 2017년 중국 양극재 업체인 산둥뉴파우더와 함께 합작법인을 세우고 세계 광산 투자를 검토 중이다.홍 대표는 “안정적으로 공급 계약을 맺은 뒤 생산 설비를 증설하는 보수적 방식으로 경영하고 있기 때문에 실적에 대한 걱정은 안 한다”며 “다만 번 돈을 계속 증설에 투자해 이익률이 높진 않은데 올해 증설 작업이 끝나면 이익률도 회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주=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