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자닌 운용사가 주목한 기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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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장세 속 투자처로 눈길지난해 4분기 상장기업 다수의 실적이 악화한 가운데 단기 체력이 떨어진 곳에 ‘베팅’하는 메자닌(주식관련사채) 전문 운용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주로 고액자산가와 기관들의 자금을 모아 전환사채(CB) 교환사채(EB) 등에 투자하는 곳들이다. 1년 뒤인 주식 전환 시점을 고려했을 때 변동성 장세 속 중장기 투자처로 눈여겨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오버행 리스크에 주의해야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닥시장 상장사 디티앤씨알오의 160억원어치 CB 발행에 에이원·씨스퀘어·GVA·포커스자산운용 등 주요 메자닌 운용사가 대거 참여했다. CB는 발행사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이다. 주식 전환 청구 시점은 내년 2월부터다. 디티앤씨알오는 제약사와 연구기관 등을 고객으로 삼는 임상시험수탁회사(CRO)다. 지난해 영업손실 115억원을 내며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조달 자금은 연구설비 구축(100억원) 운영비(60억원) 등에 투입해 실적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코스닥시장 상장사 파버나인도 지난달 7일 150억원 규모 CB를 발행했다. 알루미늄 외장재 생산업체 파버나인은 지난해 실적이 급감했다. 영업이익이 17억원으로 전년 대비 84.83% 줄어든 것이다. 이 회사 CB에는 오라이언·수성자산운용 등이 투자했다. 자화전자가 자사주를 기반으로 발행한 375억원어치 EB도 운용사들 사이에서 인기였다. 이 회사는 작년 영업이익이 54.9% 줄었지만, 에이원·라이노스 등이 EB를 적극 인수했다. 해당 EB는 이달 말부터 자화전자 주식으로 교환이 가능하다. 이 밖에 골재업체 보광산업 CB(200억원) 등이 운용사들의 선택을 받았다.
메자닌 투자사의 한 임원은 “최근엔 유동성 위기를 뜻하는 차입금 상환 용도보다는 설비투자와 운영비 목적의 메자닌 발행이 늘고 있어 미래 주가에 긍정적”이라며 “CB 발행 물량이 시가총액의 20%가 넘는 종목은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리스크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