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견디고 얻은 수술마저 취소…진통제로 겨우 버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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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단체로 구성된 한국중증질환연합회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으로 의료 공백 사태가 2주 넘게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증질환 환자단체들이 의료인들의 현장 복귀를 촉구했다. 이들은 "(환자들이) 진통제를 복용하며 겨우 연명하고 있다"고 밝히며 정부와 의료계에 무책임한 공방전을 즉각 멈추라고 주장했다.
"정부·의료계, 무책임한 공방전 멈추라" 촉구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5일 호소문을 발표하고 "정부와 정치인, 의료계는 편안한가"라며 "의료 공백 속에 중증질환자들은 긴장과 고통으로 피가 마르고 잠을 못 이루고 있다"고 토로했다.이들은 그러면서 정부와 의료계에 환자를 희생시키는 무책임한 공방전을 즉각 멈추고 환자단체를 포함한 협의체를 구성하라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의료계는 '나 몰라라'하며 의료 현장을 떠났고, 정부가 준비한 대책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미봉책에 불과해 고통과 피로도는 점점 치솟고 있다"며 "국민과 환자를 위한다는 말은 이제 그만 하라"고 비판했다.
또 "2020년 전공의 파업과 같은 상황이 반복되며 환자의 생명을 어떤 상황에서든 끝까지 지켜줄 의사가 앞으로는 양성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된다.의료계에서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환자를 버리고 거리로 나가는 상황이 수시로 반복될 것을 생각하니 끔찍하다"고 말했다.
연합회 소속 단체인 한국췌장암환우회 변인영 대표는 "당장 죽을병이 아니라며 2주째 항암이 미뤄지고, 항암을 견뎌 겨우 얻은 수술이 '응급이 아니다'는 이유로 취소되는 상황"이라며 "생명을 구걸이라도 하고 싶다. 전공의들은 고귀한 정신을 훼손하지 말고 돌아가라"고 호소했다.
한국루게릭연맹 김태현 회장은 "전쟁 중에도 적군이 다치면 치료해 주는 게 도리"라며 "의사의 본분에 맞게 병원으로 돌아오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