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천 암각화, 세계유산 신청서 형식 요건 충족…심사 본격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완성도 검사' 통과…내년에 등재 여부 결정
한반도 선사 문화의 정수로 꼽히는 울산 반구천 일원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본격적인 심사 절차에 돌입한다. 문화재청은 올해 1월 제출한 '반구천의 암각화'(Petroglyphs along the Bangucheon Stream)의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가 세계유산센터의 완성도 검사를 통과했다고 5일 밝혔다.

완성도 검사는 신청서가 형식 요건을 만족했는지 살펴보는 과정이다.

세계유산의 등재 결정, 보존 상태 점검 등 세계유산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사무국인 세계유산센터가 맡아 진행하는데, 이 검사를 통과하면 본격적인 등재 심사 절차가 이뤄진다.
이에 따라 '반구천의 암각화'는 이달부터 심사 과정을 거치게 된다.

완성도 검사를 통과한 등재 신청서는 그해 3월부터 다음 해 상반기까지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이코모스·ICOMOS)의 서류심사, 현장실사, 종합 토론 심사 등을 받는다.

최종 등재 여부는 2025년 7월경에 열리는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지방자치단체, 관계부처 등과 함께 협력하며 심사 과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유산 등재에 도전하는 '반구천의 암각화'는 현재 국보로 지정된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과거 '울주 천전리 각석')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한 유산이다.

1970년대 초 발견된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는 각종 도형과 글, 그림이 새겨진 암석이다. 신라 법흥왕(재위 514∼540) 시기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글자가 남아있어 6세기 무렵 신라 사회를 연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대곡리 암각화는 'ㄱ'자 모양으로 꺾인 절벽 암반에 새긴 바위그림으로 잘 알려져 있다.

높이 4m, 너비 10m 크기의 바위 면에 선과 점을 이용해 다양한 동물과 사냥 장면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고 있어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최고 걸작으로 여겨진다. 특히 작살 맞은 고래, 새끼를 배거나 데리고 다니는 고래 등 고래와 고래잡이 과정의 주요 단계를 새긴 부분은 세계적으로도 비슷한 사례를 찾기 어려워 문화·역사적 가치가 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