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자산운용사들, '대기업 기후대응 압박' 모임서 연이어 탈퇴

JP모건·스테이트스트리트·핌코에 이어 인베스코도…"사법 리스크 등 고려"
대기업들을 상대로 지구 온난화 대응을 압박하는 자산운용사들의 모임인 '기후행동(CA) 100+'에서 최근 미국 업체들이 연이어 탈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운용자산 규모 1조6천억 달러(약 2천134조원)인 인베스코는 최근 CA 100+에서 탈퇴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3주 사이 JP모건자산운용·스테이트스트리트·핌코가 CA 100+를 탈퇴했고 블랙록은 이에 대한 관여를 줄인 바 있는데, 인베스코가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 가운데 5번째로 행동에 나섰다는 것이다.

회원사의 총운용자산 규모가 68조 달러(약 9경원)에 이르는 CA 100+는 2017년 출범 후 상장업체들에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정보 공유를 늘리고 기후 관련 위험을 명확히 하도록 하는 1단계 전략에 집중해왔다. 그런데 CA 100+가 지난해 대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촉구하는 2단계 전략에 돌입하겠다고 밝히면서 회원사들이 부담을 느꼈다는 평가다.

여기에는 회원사가 엑손모빌·월마트 등에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도록 촉구하는 내용 등을 포함하는데, 고객들이 여기에 동의하지 않거나 자산운용사를 고소할 가능성이 있으며 반독점법에 저촉될 우려도 제기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 공화당에서는 CA 100+ 및 그 회원사를 타깃으로 ESG(환경·사회적·지배구조) 투자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여왔다. 텍사스주가 2021년 화석연료 업계에 징벌적 입장을 취하는 기업과 정부 계약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공화당 측에서는 이들 금융사에 대한 조사 및 자금 인출, ESG 반대 법안 발의 등을 진행해왔다.

짐 조던(공화) 하원 법사위원장은 CA 100+에 대해 'ESG 카르텔'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런 만큼 뉴욕타임스(NYT)는 자산운용사들의 CA 100+ 탈퇴에 대해 공화당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CA 100+ 측은 인베스코의 탈퇴에 대해 실망감을 표하면서도, 여전히 전 세계 자산운용사 700여 곳이 강력히 참여하고 있으며 출범 후 탈퇴 업체 수가 17곳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