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오픈 OS' 공개…로봇판 바꾼다

로봇 대중화 '승부수'

사우디 'LEAP 2024' 참가해
웹 기반 '아크마인드' 선보여
"손쉽게 로봇 서비스 개발 가능"

삼성전자와 로봇 플랫폼 협력
반도체·소프트웨어 시너지
네이버는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개막한 중동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LEAP 2024에 참가해 검색, 초거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을 전시했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로봇용 운영체제(OS)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세계 최초의 웹 플랫폼 기반 로봇 전용 OS ‘아크마인드’를 통해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고 로봇 확산을 주도하겠다는 목표다.

“앱 설치하듯 로봇에 기능 추가”

네이버는 5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고 있는 정보기술(IT) 전시회 LEAP 2024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이날 ‘미래 도시를 위한 테크 컨버전스’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아크마인드와 함께 인공지능(AI), 자율주행, 클라우드, 디지털 트윈 등 네이버의 기술과 미래 스마트시티의 청사진을 소개했다.

OS는 하드웨어를 구동할 수 있는 부팅 기능과 펌웨어 등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소프트웨어와 다르다. 네이버는 2017년 웨일 브라우저를 시작으로 2021년 웨일 OS를 내놨다. 아크마인드는 웨일 OS를 바탕으로 개발한 웹 플랫폼 기반 로봇 전용 OS다. 기존 웹 생태계의 소프트웨어를 로봇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예약, 주문, 결제, 지도, 얼굴인식 등 웹에서 사용하는 기술을 조합해 로봇에 설치하면 기존의 배달 로봇이 얼굴인식 결제와 같은 새로운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앱처럼 무선업데이트(OTA) 방식으로 새로운 서비스와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다.

OS인 만큼 다양한 종류의 로봇 하드웨어를 제어하는 게 가능하다. 기존 로봇 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오픈소스 프레임워크인 로보틱스OS(ROS)와 통신할 수 있는 전용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도 준비했다.

“웹 개발자 누구나 로봇 서비스 개발”

네이버는 사옥에서 운용 중인 자율주행 로봇 ‘루키’와 같은 이동형 로봇에 아크마인드를 우선 적용할 방침이다. 백종윤 네이버랩스 책임리더는 “배송, 청소, 감시 등 이동 기능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형 로봇에 아크마인드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추후 로봇팔과 같은 조작형 로봇으로 범위를 넓히려 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특정 OS에 구애받지 않고 웹 생태계에서 로봇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을 아크마인드의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로 꼽았다. 백 책임리더는 “전 세계의 웹 개발자 누구나 로봇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자사 로봇을 시작으로 파트너십을 통해 적용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월드와이드웹 컨소시엄(W3C)을 통한 웹 표준화, 오픈소스·스토어 제공 등을 추진해 오픈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웹 개발자를 로봇 생태계로 유인하기 위해 테스트용 로봇 등도 제공한다.이날 네이버는 삼성전자와 진행 중인 차세대 로봇 플랫폼 협력도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시스템온칩(SoC), 이미지 센서 등 반도체 솔루션과 네이버의 OS,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하나의 로봇 에지 컴퓨팅 플랫폼에 통합 구현하는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로봇 대중화를 앞당긴다는 목표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