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학·사직 안 먹혔다…의대 3401명 증원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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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개 대학 2025학년도 수요조사 마감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3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전국 40개 대학에서 총 3401명의 의과대학 증원을 신청했다. 정부의 증원 목표 2000명은 물론 현재 전국 의대 한 학년 정원 3058명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1998년 이후 27년째 묶인 정원을 대폭 늘릴 적기라는 판단에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지방 대학이 당초보다 공격적인 증원 희망 수치를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목표치 훌쩍 넘어…"의사 집단행동 명분 없어"
비수도권에만 2471명 집중…의대 증원에 힘 실려
박민수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은 5일 “교육부에서 2월 22일부터 3월 4일까지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신청을 받은 결과, 총 40개 대학에서 3401명의 증원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정부가 실시한 의대 증원 수요조사 결과를 크게 초과한 규모로, 집계한 교육부도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40개 의대는 2025학년도 대입에서 최소 2151명, 최대 2847명을 증원해달라고 요구했다. 박 차관은 “대학 신청 결과는 2025년에 당장 늘릴 수 있는 규모가 2000명을 월등히 상회한다는 것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특히 비수도권 대학의 적극적인 증원 신청은 지역의료 및 필수의료 강화에 대한 지역의 강력한 희망을 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대학들의 신청이 예상을 웃돈 것은 비수도권 대학이 증원 규모를 대폭 늘려서다. 3401명 중 비수도권 27개 의대가 2471명으로 72.7%를 차지했다. 경기·인천 지역의 5개 대학은 565명을 적어냈다. 평균 113명의 추가 증원을 요청한 셈이다. ‘빅5’ 의대가 포함된 서울 8개 대학은 365명으로 학교당 45명꼴이다. 막판까지 증원 규모를 두고 의과대와 논의를 벌인 연세대 고려대 등은 10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대학의 증원 신청 규모가 정부 목표치를 크게 웃돌면서 의사들의 집단행동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이 재가열될 전망이다. 전국 40개 의대 학장단체인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당초 수요조사는 부풀려진 것이라며 수용할 수 있는 적정 의대 증원 규모로 350명을 제시했다. 대학들의 대폭 증원 요청을 계기로 대학본부와 의과대 및 전공의들 간 대립이 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