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신 묻을 곳도 없다"…가자지구 장묘업자의 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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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사망자 절반 내 손으로 묻어…167명 집단 매장도"
"사망자 대부분 여성·어린이…하마스 대원 3명밖에 없었다" 주장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사망자가 3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묘지에 밀려드는 시신을 묻을 공간마저 부족하다는 한탄이 나오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자 중부 데이르 알-발라의 한 묘지에서 일하는 장묘업자 사디 바라카(64)는 CNN에 전쟁 이후 자신이 매장한 사망자 수가 1만6천880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하마스 측 가자지구 보건부가 집계한 가자지구 누적 사망자인 3만631명의 절반이 넘는 숫자다.
그가 일하는 묘지는 전쟁 이후 끝없이 밀려든 시신을 묻기 위해 여러 차례 확장됐음에도 최근에는 추가로 시신을 묻을 공간이 부족해지고 있다고 했다. 바라카는 이곳에서 매일 아침 6시부터 저녁 6시까지 수십 명을 집단 매장한다.
그는 "한 번에 약 30∼40명씩 집단 매장을 한다"며 "최대 167명까지도 한꺼번에 매장 해봤다.
내 유일한 바람은 존엄을 갖춘 장례를 치를 수 있게 타일과 시멘트를 구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이스라엘에서도 일한 적이 있는 바라카는 전쟁 이전부터 장묘업자로 오래 일해왔다.
그런 그도 훼손된 어린이의 시신부터 몰살된 일가족의 시신, 시신 수백구가 한꺼번에 집단 매장되는 현장 등 전쟁 이후 눈 앞에 펼쳐진 참상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그는 매일 밤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며 "수면제를 2㎏을 삼켜도 잠을 잘 수 없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바라카는 자신이 묻은 시신의 85%가 여성과 어린이였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많은 여성들이 (피란을 못 가고) 집에 남아있었기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바라카는 가자지구 사망자 중 3분의 1가량인 1만여명이 하마스 대원이라는 이스라엘 측의 주장은 "거짓"이라며 자신이 묻은 시신 중 하마스 대원 시신은 고작 3구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최근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 뿐 아니라 극심한 식량난으로 굶어 죽는 이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가자 북부를 방문한 한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는 CNN에 "극심한 영양실조와 기아로 사망하는 어린이들, 심각한 연료 및 음식, 의료 물자 부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지난 달 29일에는 가자시티에서 구호 트럭에 몰려든 주민 최소 118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사고 이후 미국 등 국제 사회는 가자에서 음식 등 구호 물품을 공중 투하하는 작전을 벌이고 있으나, 식량난을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바라카는 이 같은 공중 투하 작전이 '정치적 공작'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축하며 "우리는 그들이 비행기에서 패스트푸드를 떨어트려 주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죽기 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수 세대에 걸쳐 이어진 폭력의 고리가 끊어지는 것을 보는 것이 소망이라고 전했다.
바라카는 "내가 원하는 것은 오직 평화다. 그 외엔 다른 해결책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두 민족이 함께 사랑하며 공존하기 위해서는 두 개의 국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사망자 대부분 여성·어린이…하마스 대원 3명밖에 없었다" 주장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사망자가 3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묘지에 밀려드는 시신을 묻을 공간마저 부족하다는 한탄이 나오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자 중부 데이르 알-발라의 한 묘지에서 일하는 장묘업자 사디 바라카(64)는 CNN에 전쟁 이후 자신이 매장한 사망자 수가 1만6천880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하마스 측 가자지구 보건부가 집계한 가자지구 누적 사망자인 3만631명의 절반이 넘는 숫자다.
그가 일하는 묘지는 전쟁 이후 끝없이 밀려든 시신을 묻기 위해 여러 차례 확장됐음에도 최근에는 추가로 시신을 묻을 공간이 부족해지고 있다고 했다. 바라카는 이곳에서 매일 아침 6시부터 저녁 6시까지 수십 명을 집단 매장한다.
그는 "한 번에 약 30∼40명씩 집단 매장을 한다"며 "최대 167명까지도 한꺼번에 매장 해봤다.
내 유일한 바람은 존엄을 갖춘 장례를 치를 수 있게 타일과 시멘트를 구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이스라엘에서도 일한 적이 있는 바라카는 전쟁 이전부터 장묘업자로 오래 일해왔다.
그런 그도 훼손된 어린이의 시신부터 몰살된 일가족의 시신, 시신 수백구가 한꺼번에 집단 매장되는 현장 등 전쟁 이후 눈 앞에 펼쳐진 참상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그는 매일 밤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며 "수면제를 2㎏을 삼켜도 잠을 잘 수 없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바라카는 자신이 묻은 시신의 85%가 여성과 어린이였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많은 여성들이 (피란을 못 가고) 집에 남아있었기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바라카는 가자지구 사망자 중 3분의 1가량인 1만여명이 하마스 대원이라는 이스라엘 측의 주장은 "거짓"이라며 자신이 묻은 시신 중 하마스 대원 시신은 고작 3구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최근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 뿐 아니라 극심한 식량난으로 굶어 죽는 이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가자 북부를 방문한 한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는 CNN에 "극심한 영양실조와 기아로 사망하는 어린이들, 심각한 연료 및 음식, 의료 물자 부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지난 달 29일에는 가자시티에서 구호 트럭에 몰려든 주민 최소 118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사고 이후 미국 등 국제 사회는 가자에서 음식 등 구호 물품을 공중 투하하는 작전을 벌이고 있으나, 식량난을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바라카는 이 같은 공중 투하 작전이 '정치적 공작'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축하며 "우리는 그들이 비행기에서 패스트푸드를 떨어트려 주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죽기 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수 세대에 걸쳐 이어진 폭력의 고리가 끊어지는 것을 보는 것이 소망이라고 전했다.
바라카는 "내가 원하는 것은 오직 평화다. 그 외엔 다른 해결책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두 민족이 함께 사랑하며 공존하기 위해서는 두 개의 국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