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하라" 스위프트의 한마디…"트럼프 지지자 분노 촉발"

2024 대선 첫 메시지…지지후보 언급은 없어
테일러 스위프트 / 사진=로이터
세계적인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미국 대선 대진표가 사실상 확정될 것으로 보이는 '슈퍼 화요일' 경선 투표에 참여할 것을 독려했다.

스위프트는 5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투표를 독려하는 글을 올렸다.그는 "여러분이 당신들을 가장 잘 대표하는 사람에게 투표하기를 바란다"며 "아직 투표하지 않았다면, 오늘 투표하라"고 적었다.

스위프트 본인은 테네시주(州)에 유권자로 등록해 우편 투표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스위프트는 2억8200만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그는 지난해 9월에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투표 등록 사이트 링크를 올리며 투표에 참여할 것을 독려한 바 있다. 당시 스위프트의 게시물이 올라간 후 1시간 만에 등록자가 1226%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에서는 이날 양당의 대선후보 윤곽이 드러나는 '슈퍼화요일' 경선 투표가 시작됐다. 테네시를 포함해 버지니아와 캘리포니아 등 모두 16개주와 미국령 사모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프라이머리(예비선거) 혹은 코커스(당원대회) 방식으로 대선 경선을 진행하고 있다.

스위프트는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으나 이번에는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미 몇 달 전부터 스위프트가 바이든 대통령 편에 설 가능성을 경계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사이에서는 스위프트와 그의 남자친구인 미 프로풋볼(NFL) 선수 트래비스 켈시의 연애도 NFL 시청률을 끌어올리거나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란 음모론이 퍼지기도 했다.뉴욕타임스(NYT)는 스위프트가 이번에 처음 내놓은 메시지와 관련해 "간명하고 초당적이었으며, 어떤 지지의 의미도 담고 있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이 자체만으로도 '마가'를 비롯해 폭스뉴스 등의 분노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스위프트가 자신이 만든 곡 가사와 뮤직비디오 등에 이스터에그(콘텐츠에 숨겨놓은 재미 요소)를 넣어두는 것으로 유명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스위프트는 게시물에 한 가지 미스터리를 포함시켰다"고 했다.

NYT는 "스위프트는 '테네시주와 다른 16개 주에서 예비선거가 열린다'고 했는데, 엄밀히 말하면 15개 주에서는 예비선거가 열리지만 아이오와주에서는 민주당 전당대회만 열린다"고 짚었다. 다만 스위프트가 실제로 이러한 의도로 글을 작성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