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440억 몰렸다…요즘 개미들 쓸어담은 종목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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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학개미가 쓸어담는 ETF는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이 올 들어 집중 매수한 상장지수펀드(ETF) 테마는 ‘엔비디아·미국 장기채·배당’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로 꼽히는 엔비디아가 좋은 실적에 힘입어 급등하면서 관련 ETF도 동반 상승했다.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미 장기채 ETF는 손실이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미국 장기채·배당'
국내 상장 미 반도체 ETF 중
개인투자자 최애 종목은
'ACE 미국빅테크TOP7 Plus'
엔비디아 비중따라 수익률 갈려
지난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미국 반도체 ETF 가운데 올 들어 지난달까지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ACE 미국빅테크TOP7 Plus’로 집계됐다.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액이 439억원에 달했다. ‘KODEX미국반도체MV’(434억원)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358억원)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357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엔비디아 주가가 최근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수혜를 누린 상품들이다.미국 증시 상승세를 주도하는 엔비디아를 얼마나 담았느냐에 따라 관련 ETF의 수익률도 갈렸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21.26% 급등한 ‘KODEX미국반도체MV’는 엔비디아 비중이 23.25%에 이른다. 엔비디아 편입 비중이 21.86%인 ‘ACE글로벌반도체TOP4Plus SOLACTIVE’도 23.37%나 상승했다.반면 엔비디아 비중이 10.72%에 머무른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은 같은 기간 12.2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면서 ‘고평가 논란’도 잠재웠다. 이 기간 엔비디아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21억달러, 136억달러에 달했다. 1년 전에 비해 매출은 265%, 영업이익은 983% 급증했다.
그만큼 엔비디아 비중이 높은 ETF에 서학개미들이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에 상장된 ETF 가운데 엔비디아 편입 비중이 가장 높은 ETF는 ‘ACE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다. 엔비디아 비중이 30.07%에 달한다.
美 금리인하 베팅…장기채 집중 매수
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이어지면서 미국 장기채 ETF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개인투자자는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와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를 각각 1290억원, 720억원 순매수했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반대로 장기채권의 가격은 상승한다. 덩달아 장기채 ETF 수익률도 오른다.하지만 두 상품의 수익률은 각각 -7.23%, -11.14%를 기록했다. 최근 공개된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보면 참석 위원들 상당수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시장이 내다본 금리인하 시점도 종전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밀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장 투자자들은 오는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61%, 7월 인하 가능성은 82%로 봤다.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금리인하 시점이 더뎌지면서 불어난 손실을 줄이기 위해 커버드콜 상품에 분산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커버드콜이란 주식, 채권 등 기초자산을 보유하면서 그 기초자산을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매도해 박스권에서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개인 순매수액 321억원이 몰린 ‘SOL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같은 기간 0.81% 올랐다.
변동성 장세에서 안정적인 인컴 수익을 누릴 수 있는 배당주 ETF에도 자금이 몰렸다.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1471억원)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1076억) ‘SOL 미국배당다우존스’(320억원)를 비롯한 월배당 배당성장주 ETF가 서학개미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ETF들은 ‘다우존스 미국 배당 100지수’를 추종한다. 코카콜라, 펩시코, 브로드컴 등 10년 이상 꾸준히 배당해 온 미국의 대표 배당 기업 100곳을 골라 만든 지수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