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더 뛰었다면 나라 달라졌을지도"…이원종의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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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지금쯤 평양서 사인을"지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공개 지지한 배우 이원종이 총선을 앞두고 잇달아 민주당 인사들의 지지 행보를 보여 관심이 집중된다. 이원종은 허영(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유인촌 장관, 한때 형이라 불렀는데…"
"영화 '건국전쟁' 보라 하다니 어처구니 없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이씨는 1·2부로 나눠 진행된 민주당 충북 콘서트에 등장했다. 당시 이 자리에는 정청래 최고위원을 비롯해 민주당 인재로 영입된 신용한 전 서원대 교수, 이훈기 전 OBS 기자,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백승아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 등이 함께 했다.이씨는 "제가 오늘 일이 있어서 청주에 왔다가 잠깐 와보라고 해서 왔는데 이 자리에 앉게 됐다"며 "우리 허리인 청주와 대전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 제가 일년 반 동안 속죄인으로 살았다. 제가 조금만 더 뛰었으면 대전·청주에서 저랑 비슷한 연배인 분들을 조금만 더 동원했으면 아마 지금쯤 러시아와 가스관을 어디다 묻을 것인지 얘기했을지도 모르고, 정청래 최고위원님이 평양에서 그 사업을 사인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고, 7대 경제 강국에서 5대를 노리고 있는 나라가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속죄인으로 여러분들에게 호소하고자 이 자리에 잠시 앉았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요즘에 모 장관. 아이고, 한때 형이라고 했었다. 그 양반 얘기를 하면 안타까워서 목이 멘다. 좋은 배우로 남았을텐데"라며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언급했다.
그는 "해야 할 말과 안 할 말이 있는데 '건국전쟁'이라는 영화를 보고 이걸 꼭 봐야 한다고 얘기하는 우리 문체부 장관을 보면서 참 어처구니가 없다. 그것을 또 모 당 비대위원장도 봤다고 그러던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 이 인재들께서 정말 하실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앞서 지난달 유 장관은 영화 '건국전쟁'을 만든 김덕영 감독과 함께 본 후 관람평을 남겼다. 김 감독이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공유한 영상에서 유 장관은 "'건국전쟁'이 어쨌든 우리 대한민국이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탄생에 큰 역할을 하신 이승만 대통령의 여러 가지 삶과 인생과 국가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역사적 현실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많은 분이 꼭 와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달 영화 관람을 마친 뒤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게 되는 데 굉장히 결정적인, 중요한 결정을 적시에 제대로 하신 분"이라며 "한·미상호방위조약과 농지개혁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라고 거론했다.
이씨는 5일 유튜브 채널 '이연희TV'가 공개한 영상에서 정치 행보에 나서는 이유에 대해 "제가 조금만 더 뛰었으면 우리가 지난 1년 반 동안 겪었던 일을 안 겪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 때문"이라며 "그래서 여기저기 다니면서 이번 총선에서 좋은 인재를 여러분들에게 소개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그는 "그동안 어떻게 사셨느냐. 답답하셨지 않으냐. 어떻게 우리가 이런 일들을 만들었는지 가슴도 답답하고 주변을 원망하기도 하고 그러셨을 것"이라며 "이것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어떡하겠느냐. 웃으면서 넘어가야지"라고 윤석열 정권을 향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이씨는 청주 흥덕구에 출마하는 이연희 민주연구원 상근부원장을 '정책 전문가'라고 소개하며 "제가 후원하고 후원회장을 맡았다는 것만으로도 여러분께서 꼭 믿어주셔야 한다. 여러분과 함께 여러분의 손발이 되어서 4년 동안 열심히 뛸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아울러 허 의원의 후원회장직을 맡은 것과 관련해선 "돈이 많아서 후원하는 건 아니다"라며 "여러분에게 좋은 인재를 소개하는 것이 소임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서"라고 설명했다.이씨는 지난 3일 유튜브 채널 '안진걸 TV'에 출연해 서울 도봉구 지역구에 출마한 강민석 전 청와대 대변인을 지원 사격하면서 "이번은 특히 더 새로운 '악(惡)'과 대결하는 자리인 만큼 더 힘을 내시고 지역 주민들한테 들어가서 한 표, 한 표 들고 오셔서 승리하시길 바란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