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해외서 만들던데…삼양, 밀양에 '불닭 공장' 짓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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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밀양에 불닭 공장 또 지은 삼양식품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을 연간 5억6000만개 생산할 수 있는 경남 밀양2공장을 6일 착공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불닭 열풍’이 거세게 일면서 1공장이 지어진 지 불과 2년 만에 증설에 나선 것이다.
"美 공략 전진기지"
6일 밀양서 2공장 착공식
내년부터 라면 5억6000만개 생산
삼양식품은 이날 밀양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서 밀양2공장 착공식을 열었다.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은 “삼양식품이 글로벌 메이저 식품기업으로 도약하는 지금 보다 적극적으로 수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밀양2공장 신설을 결정했다”며 “1·2공장이 동시다발적으로 수출물량을 생산하면 우리는 초격차 역량강화를 통해 글로벌 메이저식품 기업으로서 위용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영상 축사를 통해 “오늘 착공하는 밀양2공장이 삼양라운드스퀘어와 K푸드의 수출 전초기지로써 그 역할을 유감없이 발휘하길 기원한다”고 했다.
밀양2공장은 연면적 3만4576㎡에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지어진다. 삼양식품은 5개의 라면 생산라인 증설에 모두 1643억원을 투자했다. 연간 최대 5억6000개를 생산하는 2공장이 내년 상반기에 완공되면 삼양식품은 기존 공장을 합해 약 24억개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삼양식품은 밀양2공장을 미주 시장을 겨냥한 불닭볶음면 전용 생산라인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삼양식품 미국법인의 지난해 1~3분기 매출은 8760만달러(11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 늘었다.앞서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2022년 5월 밀양1공장을 완공했다. 2공장은 1공장 바로 옆에 있다. 1공장 완공 직후 307억원을 들여 부지를 추가로 확보한 것이다.
식품업계에서는 삼양식품이 국내에 연달아 생산라인을 증설한 것을 두고 “‘메이드 인 코리아’ 프리미엄을 누리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삼양식품은 매출의 70%가 해외에서 나오지만 라면 전량을 국내에서 생산한다. 반면 라면 1·2위인 농심과 오뚜기의 경우 미국과 베트남 등 해외에도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당초 삼양식품은 중국 등지에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국내 일자리 창출과 K푸드에서의 불닭볶음면의 위상, 품질 관리의 수월성 등을 감안해 국내 공장 증설로 방향을 틀었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소비자들이 ‘한국산’ 라면을 선호한다는 점도 고려했다”며 “향후 해외 공장 신설 가능성을 닫아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