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프트 독점' 싱가포르에 뿔난 아세안…"관광수익 독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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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관람객 70% 외국인싱가포르가 동남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미국 싱어송라이터 테일러 스위프트의 월드투어를 유치한 것을 둘러싸고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들의 반발이 거세다. 스위프트 측에 뒷돈을 안겨주고 독점 계약을 맺어 주변국의 관광 수익을 모조리 가져간다는 비판이 나온다.
'300만弗 뒷돈' 독점계약 의혹도
"연대 원칙 깼다" 주변국서 비판
CNN 등에 따르면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5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아세안·호주 특별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싱가포르가 스위프트와 동남아 독점 공연 계약을 맺은 데 대해 “(우리는) 스위프트에게 일정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거래가 성사됐다”며 “매우 성공적인 합의였고 주변국에 대한 적대 행위가 아니다”고 밝혔다.싱가포르 정부는 동남아 다른 국가에서 공연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스위프트 측에 최대 300만달러(약 4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지난달 방콕에서 열린 비즈니스포럼에서 공연 주최사인 AEG로부터 이런 사실을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싱가포르 정부는 재정적 대가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지급액과 합의 조건 등은 밝히지 않았다.
스위프트 콘서트에서 창출되는 경제적 효과가 싱가포르에 집중되는 것을 두고 인접국들은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조이 살세다 필리핀 하원의원은 “좋은 이웃은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며 싱가포르를 비판했다. 그는 “아세안의 핵심 원칙인 연대와 합의를 깼다”며 필리핀 외교부가 공식적으로 항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스위프트의 여섯 번째 월드투어인 ‘디 에라스 투어’는 역대 최고 수익을 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싱가포르에서 30만 장 넘는 입장권이 팔리며 6회 차 공연이 모두 매진됐다.
메이뱅크증권은 싱가포르 콘서트 관람객의 70%가 외국인이며 이들이 싱가포르에서 최대 3억7000만달러(약 4935억원)를 지출할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이달 1~9일 싱가포르행 항공편 운항 횟수는 186% 증가했고 숙박 예약 건수도 다섯 배 가까이 늘어났다. 윤 리우 HSBC 이코노미스트는 에라스 투어가 “싱가포르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10%만큼 경제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