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의대 강의실…"이러다 여름 개강할 수도"

'집단 유급' 사태로 번질 우려
대학들 학사일정 연기 잇따라
“이대로 학생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학사일정이 5월 초까지 미뤄질 수도 있습니다.”(전남대 관계자)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가 장기화하면서 개강을 못 한 대학이 속출하고 있다. 6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6시 기준 휴학계를 낸 의대생은 전체의 28.7%다. 정식 휴학계로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수업을 거부하는 학생은 더 많다.새 학기가 시작된 지 사흘이 지났지만 의대 건물은 텅 비어 있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 반포동 가톨릭대 의대 수업 건물인 성의회관 3~5층 강의실은 인기척이 전혀 없었다. 건물 미화직원은 “원래 개강 후 학생이 가장 바글바글한 시기인데, 오늘은 학생을 한 명도 못 봤다”고 말했다. 경희대 의대 건물의 강의실 8곳과 동아리실 15곳 역시 불이 꺼진 채 닫혀 있었다.

대학들이 우려하는 것은 학생들의 ‘집단 유급’이다. 개별 학교가 정한 수업 일수를 채우지 못한 학생은 모두 유급 처리된다. 대다수 대학은 학기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을 최대 결석 가능 일수로 정하고 있다. 의대들이 개강을 계속 늦추는 것도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충남대 의대는 2월 19일부터 2주간 수업을 중단했고, 지난 4일 2주 더 미루기로 결정했다. 중앙대는 8일로 개강을 미뤄놨지만 추가 연기를 고려 중이다. 가톨릭대와 제주대는 18일로 개강을 연기했다. 4일 개강했던 전북대는 오는 22일까지 수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혜인/안정훈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