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무릎 꿇은 '反트럼프 아이콘' 헤일리, 4년 뒤 대권 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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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통해 쌓은 인지도와 중도층 흡입력 바탕으로 차기 노릴 듯
제3지대 출마 가능성엔 "난 항상 보수 공화당"이라며 선그어
이민2세로 美서 두번째 인도계 주지사 지내…트럼프 재임 땐 유엔대사 미국 공화당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지막 경쟁자였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슈퍼 화요일'에서도 역전에 실패한 뒤 사퇴하면서 그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헤일리 전 대사가 지금은 공화당 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막강한 존재감과 장악력에 대권 도전이 좌절됐지만, 이번 경선을 통해 쌓은 전국적 인지도와 경험을 바탕으로 4년 뒤 다시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헤일리 전 대사는 6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에서 "이제는 경선을 중단해야 할 때"라며 사퇴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가 작년 2월 14일 공화당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지 1년 남짓한 시점에서다. 그는 출마 때부터 75세 넘는 고령 정치인은 정신감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올해 81세인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대통령과, 올해 77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나이문제를 이슈화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초반에는 별 존재감이 없었으나 트럼프 대안 후보로 여겨졌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잇따른 실책으로 동력을 잃은 가운데 TV 토론에서 상대적으로 절제되고 똑 부러진 모습을 보이며 상승세를 탔다.
그는 외교 분야 전문성을 내세우며 우크라이나 지원 등 미국의 적극적인 대외 관여를 주장했고, 국내 현안에서는 재정 지출 감축을 강조하는 등 트럼프 이전의 전통적인 공화당의 가치를 표방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벽은 생각보다 훨씬 높았고, 헤일리 전 대사는 첫 경선지인 아이오와에서 3위에 그친 데 이어 그나마 승리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받는 뉴햄프셔와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내리 패배했다.
그녀는 유권자들에게 선택할 기회를 주기 위해 '슈퍼 화요일'까지는 뛰겠다고 했으나 이때까지도 판세를 뒤집는 데 실패하자 결국 백기를 들었다. 그렇다고 그가 대권의 꿈을 포기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미국 정치 평론가들과 언론은 정치인 기준으로는 젊은 52세의 헤일리가 이번 경선을 통해 쌓아 올린 인지도와 중도층에 대한 흡입력을 바탕으로 4년 뒤 대선에 다시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난 더 이상 후보가 아니지만 내가 믿는 것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공화당 주자들이 일찌감치 포기한 상황에서도 홀로 남아 싸움을 이어가며 존재감을 과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끌어들이지 못한 중도층과 도시 여성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에 재집권에 성공하더라도 3선 제한 때문에 2028년대선에는 출마할 수 없어 더 많은 공화당 지지자가 헤일리 전 대사에게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하며 혼란스러운 리더십에 지친 공화당 지지자들이 전통적인 공화당으로의 회귀를 갈구할 경우 헤일리가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바이든 대통령에게 질 경우 헤일리 전 대사는 두 번이나 패배한 트럼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자신을 차기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로 내세울 수 있다.
이번 경선에서도 그는 자신이 바이든과 붙으면 트럼프-바이든 재대결 때보다 확실한 차이로 이긴다는 여론조사들을 근거로 자신의 본선 경쟁력을 강조해왔다.
일각에서는 헤일리 전 대사가 제3지대 독자 후보를 내려고 하는 '노레이블스'의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헤일리 전 대사는 최근 인터뷰에서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사퇴 연설에서도 트럼프 지지 여부를 분명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나는 항상 보수 공화당이었으며 항상 공화당 후보를 지지해왔다"고 말했다.
또 "개인 신분"으로 돌아간다고 밝혀 자신에게 이번 대선은 끝났음을 시사했다.
인도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주 하원의원을 거쳐 2011∼2017년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첫 여성 주지사를 지냈다.
인도계 출신으로는 두번째 주지사였다.
주지사 재임 기간이었던 지난 2015년 백인우월주의자 청년이 찰스턴의 흑인교회 총격을 가한 참사를 계기로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여겨진 남부 연합기를 공공장소에서 게양하지 못하게 하는 법률을 제정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인 2017년∼2018년 유엔대사로 일했으며, 트럼프 임기 초반 북미관계가 매우 나빴을 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신규 대북 제재 통과를 주도했다.
/연합뉴스
제3지대 출마 가능성엔 "난 항상 보수 공화당"이라며 선그어
이민2세로 美서 두번째 인도계 주지사 지내…트럼프 재임 땐 유엔대사 미국 공화당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지막 경쟁자였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슈퍼 화요일'에서도 역전에 실패한 뒤 사퇴하면서 그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헤일리 전 대사가 지금은 공화당 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막강한 존재감과 장악력에 대권 도전이 좌절됐지만, 이번 경선을 통해 쌓은 전국적 인지도와 경험을 바탕으로 4년 뒤 다시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헤일리 전 대사는 6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에서 "이제는 경선을 중단해야 할 때"라며 사퇴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가 작년 2월 14일 공화당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지 1년 남짓한 시점에서다. 그는 출마 때부터 75세 넘는 고령 정치인은 정신감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올해 81세인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대통령과, 올해 77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나이문제를 이슈화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초반에는 별 존재감이 없었으나 트럼프 대안 후보로 여겨졌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잇따른 실책으로 동력을 잃은 가운데 TV 토론에서 상대적으로 절제되고 똑 부러진 모습을 보이며 상승세를 탔다.
그는 외교 분야 전문성을 내세우며 우크라이나 지원 등 미국의 적극적인 대외 관여를 주장했고, 국내 현안에서는 재정 지출 감축을 강조하는 등 트럼프 이전의 전통적인 공화당의 가치를 표방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벽은 생각보다 훨씬 높았고, 헤일리 전 대사는 첫 경선지인 아이오와에서 3위에 그친 데 이어 그나마 승리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받는 뉴햄프셔와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내리 패배했다.
그녀는 유권자들에게 선택할 기회를 주기 위해 '슈퍼 화요일'까지는 뛰겠다고 했으나 이때까지도 판세를 뒤집는 데 실패하자 결국 백기를 들었다. 그렇다고 그가 대권의 꿈을 포기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미국 정치 평론가들과 언론은 정치인 기준으로는 젊은 52세의 헤일리가 이번 경선을 통해 쌓아 올린 인지도와 중도층에 대한 흡입력을 바탕으로 4년 뒤 대선에 다시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난 더 이상 후보가 아니지만 내가 믿는 것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공화당 주자들이 일찌감치 포기한 상황에서도 홀로 남아 싸움을 이어가며 존재감을 과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끌어들이지 못한 중도층과 도시 여성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에 재집권에 성공하더라도 3선 제한 때문에 2028년대선에는 출마할 수 없어 더 많은 공화당 지지자가 헤일리 전 대사에게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하며 혼란스러운 리더십에 지친 공화당 지지자들이 전통적인 공화당으로의 회귀를 갈구할 경우 헤일리가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바이든 대통령에게 질 경우 헤일리 전 대사는 두 번이나 패배한 트럼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자신을 차기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로 내세울 수 있다.
이번 경선에서도 그는 자신이 바이든과 붙으면 트럼프-바이든 재대결 때보다 확실한 차이로 이긴다는 여론조사들을 근거로 자신의 본선 경쟁력을 강조해왔다.
일각에서는 헤일리 전 대사가 제3지대 독자 후보를 내려고 하는 '노레이블스'의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헤일리 전 대사는 최근 인터뷰에서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사퇴 연설에서도 트럼프 지지 여부를 분명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나는 항상 보수 공화당이었으며 항상 공화당 후보를 지지해왔다"고 말했다.
또 "개인 신분"으로 돌아간다고 밝혀 자신에게 이번 대선은 끝났음을 시사했다.
인도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주 하원의원을 거쳐 2011∼2017년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첫 여성 주지사를 지냈다.
인도계 출신으로는 두번째 주지사였다.
주지사 재임 기간이었던 지난 2015년 백인우월주의자 청년이 찰스턴의 흑인교회 총격을 가한 참사를 계기로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여겨진 남부 연합기를 공공장소에서 게양하지 못하게 하는 법률을 제정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인 2017년∼2018년 유엔대사로 일했으며, 트럼프 임기 초반 북미관계가 매우 나빴을 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신규 대북 제재 통과를 주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