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작가가 영어로 쓴 소설, 英 여성문학상 후보…한국인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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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3대 문학상' 중 하나한국 작가가 영어로 쓴 소설이 처음으로 영국 여성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이미리내 작가 영문 장편소설
고모할머니에 영감 받아 써
7일 출판계에 따르면 이미리내 작가의 영문 장편소설 <8 Lives of a Century-Old Trickster>(한국어판 가제: 사기꾼 할머니의 여덟 가지 인생)가 영국 여성문학상 1차 후보에 선정됐다. 1996년부터 시작된 영국 여성문학상은 부커상, 코스타상 등과 더불어 영국 3대 문학상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상에 한국인 작가가 후보로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소설은 작가가 북한에서 홀로 탈출한 최고령 여성인 고모할머니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썼다. 격동적인 시기에 살아남기 위해 노예부터 살인자, 테러리스트, 간첩 그리고 아내와 어머니라는 다양한 모습으로 변하는 주인공을 그렸다. 전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한국 여성의 삶을 보여준다. 이 작가는 서울에서 나고 자란 '토종 한국인'이다. 이번 소설은 그가 처음 영어로 쓴 소설로, 미국 대형 출판사 중 하나인 하퍼콜린스에서 지난해 6월 출간됐다. 이후 호주, 홍콩, 이탈리아, 스페인, 루마니아, 그리스, 덴마크 등에서 출간이 진행 중이다. 국내에선 오는 6월 번역 출간될 예정이다.
출판업계 관계자는 "국내 작가가 영어로 직접 집필한 소설이 권위 있는 문학상 후보에 오른 건 세계무대에서 주목받는 'K문학'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 여성문학상은 다음달 최종 후보 6작품을 추린 뒤 오는 6월 최종 선정작을 발표한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