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상원 공화당도 '뒷배'로…본선에 올인 드라이브

사진=EPA연합뉴스
'슈퍼화요일(5일)' 이후 공화당 대선 후보를 확정지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공화당 상원 1인자인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지지를 확보했다.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를 견제하던 상원도 지지의사를 표명하면서 트럼프가 선거 자금 확보 및 본선 준비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매코널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해 공화당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다는 사실은 매우 분명하다"면서 "내가 그를 대선 후보로 지지한다는 발언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동안 우리는 미국 경제를 강화하는 세금 개혁과 연방 사법부, 가장 중요한 대법원 세대 교체를 포함해 미국 국민을 위한 위대한 일을 성취하기 위해 함께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끔찍하다"고 표현하며 "미국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매코널 의원은 트럼프의 유일한 당내 경쟁자였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선거 운동을 중단한 이후 몇 분만에 지지의사를 밝혔다. 매코널 의원은 트럼프를 신랄하게 비판하던 공화당 인사로 꼽혔지만, 최근 몇 달동안 양측 측근이 공격을 멈추고 협력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매코널은 2021년 1월 의회 난입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에게 책임이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트럼프와는 3년 넘게 대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에 냉소적이던 매코널 의원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공화당 내 트럼프의 영향력은 막강해졌다. 현재까지 상원 지도부를 포함해 상원의원 3분의2이상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하원은 이미 공화당이 다수다. 공화당 선거자금 모금과 집행을 담당하는 전국위원회에서도 며느리 라라 트럼프가 오는 8일 전국위 공동 의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매코널의 지지선언이 트럼프와 성향이 다른 공화당원들에게도 선거 자금을 기부하도록 독려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공화당 대선 후보를 확정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안팎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치를 본선에 집중할 전망이다. 트럼프는 이날 소셜미디어에서 헤일리 사퇴 소식과 함께 슈퍼화요일 승리를 자축하고, 공화당 지지층을 향해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거 운동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트럼프는 경선 과정에서 헤일리 지지층과 대립했으나 대선 승리를 위해 선거 전략을 변경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CNN 출구조사에 따르면 헤일리 지지자 중 19%만이 트럼프를 공화당 후보로서 만족한다고 답했다.

트럼프는 이날 소셜미디어에서 "언제, 어디, 어느 장소에서든 토론하자고 (바이든에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조 바이든과 내가 미국과 미국인들에게 매우 중대한 의제들을 놓고 토론하는 것이 국익을 위해 중요하다"며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주최하는 토론에서라도 정면대결을 벌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트럼프는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과정에서 방송사들이 주관한 후보 TV 토론 출연을 모두 거절한 바 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