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언론보도·민생토론…與野, 네거티브 공세 본격화

韓·李, 이슈마다 '설전'

공천 갈등에 말 아끼던 이재명
공세 전환 후 尹정권 맹비난
민주당, 尹 민생토론회 고발

韓, 이재명과 대결 구도 만들려
빈틈 보이면 집요하게 공격
< 韓, 수원 지원유세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7일 경기 수원 지동못골시장에서 김현준(수원갑·왼쪽부터), 홍윤오(을), 이수정(정), 방문규(병) 후보와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당의 공천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여야의 네거티브 공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당내 공천 갈등 때문에 말을 아끼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방어에서 공격으로 태세를 전환하면서다. 7일 이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공천에 대한 평가에서부터 윤석열 대통령 민생토론회, 언론 보도까지 사사건건 부딪쳤다.

○본격화되는 韓·李 대결

이 대표는 이날 경기 양평군 강상면 일대를 찾았다. 총선을 앞두고 김건희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을 다시 부각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이 대표는 조만간 대전 대덕연구단지를 찾아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비판 메시지를 내는 등 윤 대통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날 민생토론회와 관련해 윤 대통령을 고발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은 토론회 명목으로 전국을 다니면서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하며 불법 관권선거를 자행하고 있다”며 “17차례 민생 토론회가 열린 지역은 서울, 경기, 영남, 충청 등 국민의힘이 총선 승부처로 삼는 곳과 겹친다. 국민의힘의 총선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민생을 챙기는 것이 대통령의 임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와 한 위원장은 전날 있었던 민주당 경선 결과를 놓고도 맞붙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공천 관련) 비판이 민주당에서 이뤄지는 막장 사태와 비교할 만하겠냐”며 “반면 제가 이 당에 와서 가장 가깝게 지내고, 매일 보는 김형동 비서실장은 경선을 한다. 우리의 시스템 공천은 실제로 공정하다”고 강조했다.이에 이 대표는 “국민의힘은 보은 공천, 특권 공천, 현역 불패·기득권 공천인 데 반해 민주당은 투명 공천, 시스템 공천, 공천 혁명을 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두 사람은 언론 보도에 따른 유불리에 대해서까지 언쟁을 이어갔다. 전날 이 대표는 “일부 언론이 여당의 엉터리 지적을 확대·재생산하고, 허위 주장의 근거를 만들어주고 있다”며 언론 보도로 민주당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대해 한 위원장은 7일 “선거 과정에서 언론 보도는 어느 정도의 기계적 균형을 맞출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의 공천과 우리의 공천을 비교해 보면 이게 비교 대상이 될 정도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는 비판받지 않아도 될 만한 내용들까지 하나하나 분석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로 다른 ‘말싸움 스타일’

< 李, 서울~양평 고속도로 농성장서 회견 > 이재명 대표(가운데)가 7일 경기 양평군청에 마련된 ‘서울~양평고속도로 국정농단 진상규명 촉구’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재명-한동훈’이 아니라 ‘이재명-윤석열’ 구도를 만들기 위해 그동안 한 위원장과의 충돌을 피해왔다. 하지만 이 대표가 5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정치 현안 관련 발언을 늘리면서 두 사람 간 정면 대결이 본격화됐다. 정치권 한 인사는 “공천 갈등에 따른 지지율 하락으로 이 대표가 더 이상 말을 아끼기 힘든 상황이 되면서 한 위원장과 치고받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화법은 서로 다르다. 한 위원장은 어떤 이슈에 대해서건 답변을 회피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과 입장을 밝히는 ‘인파이터’ 스타일이다. 조금이라도 이 대표에게 빈틈이 보이면 집요하게 공격한다. 반면 이 대표는 시점과 장소를 따져 발언이 필요할 때 말을 쏟아내는 ‘아웃파이터’의 모습이다. 정권심판론으로 총선 구도를 끌고 가고 싶은 이 대표는 개별 이슈를 놓고 한 위원장과 맞붙지 않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반면 ‘한동훈과 이재명의 대결’로 끌고 가려는 한 위원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도발하는 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