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리인하 임박?…미·유럽 통화당국 수장 '인하 시사'

파월 인플레 둔화 확신 "멀지 않았다" …라가르드 "6월엔 알게 될 것"
투자은행 에버코어 "미, 초여름 6월에 금리인하 시작" 전망
미국과 유럽 통화당국 수장들이 잇따라 곧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속도가 긴축 통화 정책 기조를 바꿀 정도의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글로벌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 사이에서 여전히 성급한 금리인하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시장에서는 주요 중앙은행들의 6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연방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해서 이동하고 있다는 확신이 더 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그 확신을 갖게 되면, 그리고 우리는 그 지점에서 멀지 않았는데(not far), 긴축 강도를 완화하기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하락세가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확신이 더 필요하다는 그의 입장은 전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도 나왔지만 이날 그 시점이 "멀지 않았다"는 평가를 추가한 것이다.

전문가들도 파월 의장의 이 발언에 주목하면서 6월 금리 인하 개시 전망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증권시장도 이에 반응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전날보다 1.03% 오른 5,157.36에 마감하면서 지난 4일의 종기 기준 최고 기록을 다시 넘어섰다. 미 투자은행 에버코어도 이날 연준이 초여름(6월)에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은행의 글로벌 행동주의 담당 총괄 빌 앤더슨은 이날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툴레인대 연례 기업법 연구소 콘퍼런스에서 "연준이 6월에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인수·합병(M&A)시장도 회복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이날 유럽경제금융센터(EEFC) 온라인 연설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냉각되고 있다는 증거를 더 보고 싶지만, 연준이 올해 중에 금리인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메스터 총재는 "다만 현시점에서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하고 시기적절하게 2%로 회복하고 있다는 충분한 증거 없이 금리를 너무 빨리 인하하는 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이와 함께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이사회에서 4차례 연속 금리 동결 결정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내년에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6월 금리 인하에 나설 수도 있다고 처음으로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분명 더 많은 증거와 정보가 필요하다"면서 "이들 지표는 향후 몇 달 내 나올 것이며, 4월에는 조금 더, 하지만 6월에는 훨씬 많이 알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번 회의에서 금리인하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지만 긴축 통화 기조를 전환하기 위한 논의를 이제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소비자물가가 확실히 둔화하고 있지만 자신을 포함한 ECB 인사들은 통화 완화 정책을 시작하기에는 아직 "충분히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 방향 자료에서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을 지난해 12월 예측치 2.7%에서 2.3%로 하향 조정했으며, 내년 예측치도 목표에 부합하는 2%로 낮추는 등 고무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시장의 6월 금리인하 기대를 높이고 있으며, 시장은 올해 1%의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CB는 그러나 이를 위해 향후 몇 달간 발표되는 임금 관련 지표를 면밀하게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