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회당 10억이 현실"…'스타 출연료'에 숨겨진 비밀 [김소연의 엔터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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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에 2억원."
최근 광고 촬영 당일 취소로 논란이 된 가수 미노이의 태도와 더불어 논란이 된 건 출연료였다. 미노이는 한 브랜드의 제품 광고를 진행하면서 6개월에 2억원을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미노이는 음반 활동뿐 아니라 구독자 수 50만명의 유튜브 채널 '미노이'(MEENOI)를 운영하며 MZ세대에게 인기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음원차트 1위 등 대중적인 히트곡이 없는 가수다. '얼굴만 알려진' 미노이도 단발 계약에 2억원의 출연료를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명 연예인들의 계약금과 출연료는 얼마나 되는 거냐"는 의문이 제기됐다.광고는 일반적인 예능, 드라마 등의 출연료보다 높게 책정된다. 하지만 최근 방송가에서도 "출연료가 너무 높다"며 제작비 압박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지상파와 케이블, 종편 등 방송사뿐 아니라 OTT들까지 가세하며 제작 편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고, 유명 배우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최근 업계에서는 한 유명 배우 A 씨가 OTT 플랫폼 작품에 출연하면서 출연료 10억원을 받았다고 알려져 놀라움을 안겼다. 한류스타 B씨도 캐스팅 얘기가 오가는 상황에서 출연료 10억원 이상을 요구했다고 알려져 눈총을 샀다. 실제로 한국드라마제작사회협회가 발표한 '드라마 제작 위축은 한국 방송산업의 위기로 이어진다' 성명에서도 "주연은 이젠 억 소리가 아니라 회당 10억 소리가 현실"이라며 "자구책을 찾아야만 할 때가 왔다"면서 유명 배우들의 높아진 몸값을 한탄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출연료를 5억원을 부르면서 매출액의 10%를 요구한 배우도 있었다"며 "아무리 수출이 되고, 편성이 되는 배우라도 수익이 나지 않아 포기했다"고 털어놓았다. 출연료를 줄이더라도 작품 IP(지식재산권)에 대한 지분을 요구한 사례다. 실제로 유명 배우들의 소속사가 공동 제작으로 참여한 사례는 이제 더 이상 드문 일도 아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작품이 잘돼도 제작사와 플랫폼은 손해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웨이브는 2022년 '약한영웅 Class1'(2022)이 인기몰이 했지만, 그해 1231억원 적자를 냈다. 티빙 역시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는 2000억원이었다. 티빙은 이를 회복하기 위한 타개책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아닌 스포츠 중계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배우들마저 "작품이 줄었다"고 하소연할 정도. 배우 오윤아, 한예슬, 이장우, 김지석 등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작품이 너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장우는 "드라마 판이 개판이다. 카메라 감독님도 다 놀고 있다"며 "내가 MBC, KBS 주말의 아들이었는데, 주말도 이제는 시청률이 잘 안 나온다"고 말했다.그렇지만 이미 올라갈 대로 올라간 출연료가 다시 내려오는 건 쉽지 않을 거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특A급 배우들의 경우 "그들에겐 몸값(출연료)은 자존심"이라며 "지금 당장 먹고살 걱정도 없고, '작품을 고민한다'는 말로 몇 년 쉰다고 말하는 게 그들"이라고 한 관계자는 일침을 가했다.
최근 한 유명 배우가 친분이 있던 사람들이 만드는 작품에 출연하며 몸값을 낮춘 사례도 있다. 그렇지만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출연료를 줄이고, 지분을 얼마나 가져갔는지를 확인해 봐야 한다"며 "수익을 공유하자고 나선다면 작품을 기획한 제작사 입장에선 사실상 남는 게 없는 구조"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배짱을 부릴 수 있는 것도 일부 유명 배우들에게 한정됐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9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2017년부터 2021년 업종별 연예인 수입 금액 현황'에 따르면, 2021년 소득을 신고한 소득 상위 1%인 배우 160명은 총 3829억3800만원을 벌었다. 이는 전체 소득의 48.6%이다. 이들의 1인당 연평균 소득은 22억 6590만원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 사이 출연료가 더 크게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상위 1% 배우들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더 높으리란 관측이다.한 제작 관계자는 "해외 영화제에서 상을 받고, 글로벌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는 등 몸값을 높이는 이유도 가지가지"라며 "하지만 그런 출연료라도 맞춰주지 않으면 수년간 준비한 프로젝트가 엎어지는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어찌 보면 일종의 담합 아니겠냐"며 "'내가 저 사람보다 못 받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절대로 낮추지 않으면서 출연료 상승만 이뤄지고, 그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는 꾸준히 작품을 하는 배우가 진행비나 수익 분배 등을 고려하면 더 고마울 때도 있다"며 "하지만 회사의 간판들이 '몸값을 낮춰 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이 일로 사이가 틀어져 다른 회사로 이적하면 누구 손해겠냐"고 털어놓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최근 광고 촬영 당일 취소로 논란이 된 가수 미노이의 태도와 더불어 논란이 된 건 출연료였다. 미노이는 한 브랜드의 제품 광고를 진행하면서 6개월에 2억원을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미노이는 음반 활동뿐 아니라 구독자 수 50만명의 유튜브 채널 '미노이'(MEENOI)를 운영하며 MZ세대에게 인기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음원차트 1위 등 대중적인 히트곡이 없는 가수다. '얼굴만 알려진' 미노이도 단발 계약에 2억원의 출연료를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명 연예인들의 계약금과 출연료는 얼마나 되는 거냐"는 의문이 제기됐다.광고는 일반적인 예능, 드라마 등의 출연료보다 높게 책정된다. 하지만 최근 방송가에서도 "출연료가 너무 높다"며 제작비 압박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지상파와 케이블, 종편 등 방송사뿐 아니라 OTT들까지 가세하며 제작 편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고, 유명 배우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출연료도 주고, 지분도 달라고 하더라. 이런 계약을 해야 하나?"
최근 업계에서는 한 유명 배우 A 씨가 OTT 플랫폼 작품에 출연하면서 출연료 10억원을 받았다고 알려져 놀라움을 안겼다. 한류스타 B씨도 캐스팅 얘기가 오가는 상황에서 출연료 10억원 이상을 요구했다고 알려져 눈총을 샀다. 실제로 한국드라마제작사회협회가 발표한 '드라마 제작 위축은 한국 방송산업의 위기로 이어진다' 성명에서도 "주연은 이젠 억 소리가 아니라 회당 10억 소리가 현실"이라며 "자구책을 찾아야만 할 때가 왔다"면서 유명 배우들의 높아진 몸값을 한탄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출연료를 5억원을 부르면서 매출액의 10%를 요구한 배우도 있었다"며 "아무리 수출이 되고, 편성이 되는 배우라도 수익이 나지 않아 포기했다"고 털어놓았다. 출연료를 줄이더라도 작품 IP(지식재산권)에 대한 지분을 요구한 사례다. 실제로 유명 배우들의 소속사가 공동 제작으로 참여한 사례는 이제 더 이상 드문 일도 아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작품이 잘돼도 제작사와 플랫폼은 손해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웨이브는 2022년 '약한영웅 Class1'(2022)이 인기몰이 했지만, 그해 1231억원 적자를 냈다. 티빙 역시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는 2000억원이었다. 티빙은 이를 회복하기 위한 타개책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아닌 스포츠 중계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그래도 줄일까요? 자존심인데…"
제작사와 플랫폼, 방송사까지 "출연료 맞추는 게 너무 힘들다"고 호소하는 가운데 올해 드라마 제작 편수는 대폭 줄어들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작년에는 기획 작품을 포함해 300편 넘게 제작됐다면, 올해는 3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고 귀띔했다.배우들마저 "작품이 줄었다"고 하소연할 정도. 배우 오윤아, 한예슬, 이장우, 김지석 등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작품이 너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장우는 "드라마 판이 개판이다. 카메라 감독님도 다 놀고 있다"며 "내가 MBC, KBS 주말의 아들이었는데, 주말도 이제는 시청률이 잘 안 나온다"고 말했다.그렇지만 이미 올라갈 대로 올라간 출연료가 다시 내려오는 건 쉽지 않을 거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특A급 배우들의 경우 "그들에겐 몸값(출연료)은 자존심"이라며 "지금 당장 먹고살 걱정도 없고, '작품을 고민한다'는 말로 몇 년 쉰다고 말하는 게 그들"이라고 한 관계자는 일침을 가했다.
최근 한 유명 배우가 친분이 있던 사람들이 만드는 작품에 출연하며 몸값을 낮춘 사례도 있다. 그렇지만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출연료를 줄이고, 지분을 얼마나 가져갔는지를 확인해 봐야 한다"며 "수익을 공유하자고 나선다면 작품을 기획한 제작사 입장에선 사실상 남는 게 없는 구조"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배짱을 부릴 수 있는 것도 일부 유명 배우들에게 한정됐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9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2017년부터 2021년 업종별 연예인 수입 금액 현황'에 따르면, 2021년 소득을 신고한 소득 상위 1%인 배우 160명은 총 3829억3800만원을 벌었다. 이는 전체 소득의 48.6%이다. 이들의 1인당 연평균 소득은 22억 6590만원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 사이 출연료가 더 크게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상위 1% 배우들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더 높으리란 관측이다.한 제작 관계자는 "해외 영화제에서 상을 받고, 글로벌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는 등 몸값을 높이는 이유도 가지가지"라며 "하지만 그런 출연료라도 맞춰주지 않으면 수년간 준비한 프로젝트가 엎어지는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어찌 보면 일종의 담합 아니겠냐"며 "'내가 저 사람보다 못 받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절대로 낮추지 않으면서 출연료 상승만 이뤄지고, 그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는 꾸준히 작품을 하는 배우가 진행비나 수익 분배 등을 고려하면 더 고마울 때도 있다"며 "하지만 회사의 간판들이 '몸값을 낮춰 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이 일로 사이가 틀어져 다른 회사로 이적하면 누구 손해겠냐"고 털어놓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