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세 바이든, 68분간 격정연설…민주 "4년 더"·공화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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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국정연설서 목소리 높이고 주먹 불끈…"혈기 왕성한 연설"
고령 우려 불식 노력…트럼프 향해선 "전임자" 지칭하며 맹공 7일 밤(현지시간) 미 의회에서 국정연설에서 나선 조 바이든 대통령은 근래에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거침없고 힘찬 목소리로 연설을 이어갔고, 여러 차례 주먹을 불끈 쥐고 흔드는 등 격정적이면서 힘이 넘치는 듯했다.
81세 고령 대통령에 대한 유권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작심이 읽혔다.
68분간 진행된 연설은 마치 선거유세를 보는 듯했다. 그는 오는 11월 대선에서 다시 맞서게 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어느 때보다 강한 톤으로 맹공을 퍼부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입에서 '트럼프'라는 이름이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지만 그 대신 10여 차례에 걸쳐 "내 전임자"(my predecessor)라고 지칭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해 비판하며 몰아붙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목소리를 높일 때마다 "포 모어 이얼스"(Four more years·4년 더)를 외치거나 기립박수로 화답한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침묵하거나 야유를 보내거나 반발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 "미국의 미래 만들어가자" 거듭 외친 바이든
이날 저녁 환한 얼굴로 의사당에 들어선 바이든 대통령은 열렬하게 그를 맞아준 민주당 의원들과 10여분간 일일이 인사를 나누고 함께 셀카를 찍는 등 끈끈한 유대를 보여준 뒤 연단에 올라섰다.
그 바람에 연설은 당초 예정됐던 오후 9시보다 26분 늦게 시작됐다.
그는 연단의 계단을 오를 때 한쪽 난간을 살짝 손으로 짚었지만, 연단에 서서 "굿 이브닝"(Good evening)이라고 인사할 때부터는 높은 톤으로 우렁찬 목소리를 내려 노력했다. 그는 연설 초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언급한 뒤 "나는 굽히지 않을 것"이라며 웅변조로 크게 외쳐 시선을 집중시켰다.
또 1·6 의회 난입 사태를 거론하면서 "그들은 실패했다", "정치적 폭력은 미국에서 절대 설 자리가 없다"고 말할 때는 검지손가락을 세워 탁자에 내리꽂거나 양손의 검지손가락을 세워 허공을 찌르는 등 큰 제스처를 취했다.
이어 낙태 문제 등 여성의 생식권과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는 주먹을 여러 차례 불끈 쥐어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시종일관 집중력을 발휘하며 높고 빠른 어조와 강한 기세를 유지했다.
연설 후반부에 목소리를 높이고 나서는 중간중간 잔기침을 몇 번 하기도 했지만, 눈에 띄는 큰 흐트러짐은 없었다.
그는 연설 말미에는 자신의 나이를 놓고 농담하는 여유를 보이며 고령 논란을 정면 돌파했다.
그는 "내가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알지만, 내가 꽤 오래 살았다"며 씩 웃어 보이기도 했다.
또 29세의 나이로 상원의원에 당선됐던 자신의 정치 이력을 들어 "나는 그간 너무 젊다, 너무 늙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살았다"며 "젊어서나 늙어서나 나는 무엇이 지속되는지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나는 미국을 믿는다",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쩌렁쩌렁하게 외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은 너무 늙었다'는 생각과 싸우는 것을 목표로 한 혈기 왕성한 연설이었다"고 평가했다.
미 CBS 방송도 이날 연설을 중계한 뒤 "정력이 넘쳤다", "아주 활기찬 연설이었다"고 평했다. ◇ 민주당 의원들 "4년 더" 합창…공화당 의원은 "거짓말" 고성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목소리를 높이거나 지난 3년여간의 성과를 과시할 때마다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열렬히 환호하며 기립박수를 보냈다.
또 분위기가 고조됐을 때마다 "4년 더!"(four more years)를 함께 연호했다.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이날 "생식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단합된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취지로 흰색 옷을 통일해 입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인질들이 구금된 일수를 뜻하는 "153"이 적힌 핀을 착용하기도 했다.
반면에 공화당 소속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 의원은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구호)라는 글씨가 적힌 모자를 쓰고 연설을 청취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연단 뒤에 앉아 격정적으로 손뼉을 치며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에 호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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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해리스 부통령 옆에 앉은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을 비판할 때마다 빨개진 얼굴로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불만을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민정책을 거론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이자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야유와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공화당 소속인 데릭 반 오든 하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거짓말"이라고 여러 차례 고성을 질렀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당황한 듯 잠시 멈칫했다가 연설을 이어나갔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연설 도중 일찍 퇴장하기도 했으며, 자리를 지킨 의원 중에서도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는 등 연설을 듣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일찍 자리를 떠난 공화당 하원의원 맥스 밀러는 CNN에 "이것은 대통령의 연설이 아니라 전면적인 선거운동 유세"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연합뉴스
고령 우려 불식 노력…트럼프 향해선 "전임자" 지칭하며 맹공 7일 밤(현지시간) 미 의회에서 국정연설에서 나선 조 바이든 대통령은 근래에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거침없고 힘찬 목소리로 연설을 이어갔고, 여러 차례 주먹을 불끈 쥐고 흔드는 등 격정적이면서 힘이 넘치는 듯했다.
81세 고령 대통령에 대한 유권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작심이 읽혔다.
68분간 진행된 연설은 마치 선거유세를 보는 듯했다. 그는 오는 11월 대선에서 다시 맞서게 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어느 때보다 강한 톤으로 맹공을 퍼부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입에서 '트럼프'라는 이름이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지만 그 대신 10여 차례에 걸쳐 "내 전임자"(my predecessor)라고 지칭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해 비판하며 몰아붙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목소리를 높일 때마다 "포 모어 이얼스"(Four more years·4년 더)를 외치거나 기립박수로 화답한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침묵하거나 야유를 보내거나 반발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 "미국의 미래 만들어가자" 거듭 외친 바이든
이날 저녁 환한 얼굴로 의사당에 들어선 바이든 대통령은 열렬하게 그를 맞아준 민주당 의원들과 10여분간 일일이 인사를 나누고 함께 셀카를 찍는 등 끈끈한 유대를 보여준 뒤 연단에 올라섰다.
그 바람에 연설은 당초 예정됐던 오후 9시보다 26분 늦게 시작됐다.
그는 연단의 계단을 오를 때 한쪽 난간을 살짝 손으로 짚었지만, 연단에 서서 "굿 이브닝"(Good evening)이라고 인사할 때부터는 높은 톤으로 우렁찬 목소리를 내려 노력했다. 그는 연설 초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언급한 뒤 "나는 굽히지 않을 것"이라며 웅변조로 크게 외쳐 시선을 집중시켰다.
또 1·6 의회 난입 사태를 거론하면서 "그들은 실패했다", "정치적 폭력은 미국에서 절대 설 자리가 없다"고 말할 때는 검지손가락을 세워 탁자에 내리꽂거나 양손의 검지손가락을 세워 허공을 찌르는 등 큰 제스처를 취했다.
이어 낙태 문제 등 여성의 생식권과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는 주먹을 여러 차례 불끈 쥐어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시종일관 집중력을 발휘하며 높고 빠른 어조와 강한 기세를 유지했다.
연설 후반부에 목소리를 높이고 나서는 중간중간 잔기침을 몇 번 하기도 했지만, 눈에 띄는 큰 흐트러짐은 없었다.
그는 연설 말미에는 자신의 나이를 놓고 농담하는 여유를 보이며 고령 논란을 정면 돌파했다.
그는 "내가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알지만, 내가 꽤 오래 살았다"며 씩 웃어 보이기도 했다.
또 29세의 나이로 상원의원에 당선됐던 자신의 정치 이력을 들어 "나는 그간 너무 젊다, 너무 늙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살았다"며 "젊어서나 늙어서나 나는 무엇이 지속되는지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나는 미국을 믿는다",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쩌렁쩌렁하게 외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은 너무 늙었다'는 생각과 싸우는 것을 목표로 한 혈기 왕성한 연설이었다"고 평가했다.
미 CBS 방송도 이날 연설을 중계한 뒤 "정력이 넘쳤다", "아주 활기찬 연설이었다"고 평했다. ◇ 민주당 의원들 "4년 더" 합창…공화당 의원은 "거짓말" 고성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목소리를 높이거나 지난 3년여간의 성과를 과시할 때마다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열렬히 환호하며 기립박수를 보냈다.
또 분위기가 고조됐을 때마다 "4년 더!"(four more years)를 함께 연호했다.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이날 "생식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단합된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취지로 흰색 옷을 통일해 입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인질들이 구금된 일수를 뜻하는 "153"이 적힌 핀을 착용하기도 했다.
반면에 공화당 소속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 의원은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구호)라는 글씨가 적힌 모자를 쓰고 연설을 청취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연단 뒤에 앉아 격정적으로 손뼉을 치며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에 호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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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해리스 부통령 옆에 앉은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을 비판할 때마다 빨개진 얼굴로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불만을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민정책을 거론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이자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야유와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공화당 소속인 데릭 반 오든 하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거짓말"이라고 여러 차례 고성을 질렀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당황한 듯 잠시 멈칫했다가 연설을 이어나갔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연설 도중 일찍 퇴장하기도 했으며, 자리를 지킨 의원 중에서도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는 등 연설을 듣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일찍 자리를 떠난 공화당 하원의원 맥스 밀러는 CNN에 "이것은 대통령의 연설이 아니라 전면적인 선거운동 유세"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