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밀린 암 환자 손 잡았더니 눈물 뚝뚝" 간호사 글 화제

암 환자와 대화한 간호사 사연
누리꾼 "억장 무너져"
8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소재 대학병원의 간호사가 의사 파업 장기화로 수술 일정이 미뤄진 암 환자와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지난 7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의사들 파업 때문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자신이 서울 '빅5' 대학병원 중 한 곳에 근무하는 간호사라고 밝히며 "최근 수술이 밀린 암 환자로부터 항의받았다"며 운을 뗐다.

그는 "뭐라 할 말이 없어 '죄송하다'고 말하고 손을 잡아드렸더니 환자분이 '간호사 선생님께 하는 소리가 아니다'라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고 전했다.

A씨에 따르면 이 환자는 "죄송하단 말은 의사한테 들어야 하는 거 아니냐"면서 "암 환자는 하루하루가 두려운 데 수술해준다고 입원했더니 한 달 뒤로 또 미루는 건 도대체 뭐냐"며 "심지어 수술 일정도 (정해진 것) 없이 퇴원하라고 했다"고 호소하며 한참을 울었다고 한다.이에 A씨는 "환자는 누군가의 가족이다. 가족의 목숨을 담보로 본인들의 이득을 취하는 게 과연 맞냐"며 "난 이제 정말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간호사가 공개한 암 환자의 사연. /사진=블라인드 캡처
이 글은 공개 하루 만에 550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 누리꾼들은 "암 환자 가족으로서 글만 봐도 억장이 무너진다", "이러니까 증원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내놨다.

한편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원격으로 긴급총회를 열고 정부의 전공의 행정·사법 조치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하는 데 합의했다. 이 총회에 서울아산병원, 울산대병원, 강릉아산병원 등 3개 수련병원 교수 254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빅5' 병원 중 하나인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이 무더기로 사직하면 의료공백이 버틸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