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김제동' 누가 될까…정치색 드러내는 스타들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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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진영 대결 구도' 올해 총선
정치 참여하는 연예인들, 괜찮을까
"연예인 정치 발언, 공정성 있어야"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유세를 지원했던 가수 김흥국은 친야(親野) 성향 네티즌들의 단골 소재다. 김흥국은 올해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뿐만 아니라, 직접 정치 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는 속마음까지 내비치고 있다. 그는 지난 1일 신현준·정준호가 진행하는 유튜브에서 "이번 총선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랑 같이 다니고 싶다"고 했다.온라인상에서는 이들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네티즌들은 정치 성향에 따라 연예인을 '고품격 명배우'라고 치켜세우거나, 그 반대의 경우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자신의 정치 성향과 다르다는 이유로 특정 연예인을 맹목적인 비판 대상으로 삼고, 같은 진영의 구성원들과 마녀사냥을 자행하는 것과 다름없어 보인다.
중요 선거를 앞둔 한국과 미국에서 유사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결국 정치적 메시지를 낸 연예인은 그 전만큼 국민 다수로부터 고운 시선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로 과거 '좌 편향 논란'에 휩싸였던 방송인 김제동의 경우, 지난해 말 MBC 방송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MBC노동조합(제3노조)은 "정치적 편향성 때문에 공영방송의 프로그램을 맡아서는 안 되는 인물"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하기도 했다.김연주 시사평론가는 "정치적 의견을 피력하는 건 표현의 자유지만, 이번 선거가 극한의 진영 선거, 극한 대립 구도로 치러지는 만큼, 대중으로부터 고운 시선을 받기에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대놓고 지지 정당을 말하는 유명인들이 많았던 미국 같은 경우도 최근 테일러 스위프트가 혹시라도 바이든을 지지하는 모양새로 비칠까 조심하고 있지 않나. 우리나라 정치에는 특히 정치 혐오 심리가 깔려 있기 때문에 국민으로부터 좋은 시선을 받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사회 영향력이 큰 연예인들이 특정 정당에 가치나 의미를 부여하거나 사심 차원에서 발언하고, 마치 기관장처럼 조직 내 역할을 맡는 건 부적절하다고 본다"며 "김제동씨 같은 경우도 이분법적, 적대적으로 관계를 설정한 다음 한쪽만 부각하는 발언을 굉장히 많이 하지 않았나. 연예인의 정치 발언 문화가 사심을 배제하고 지지하는 이유를 객관적으로 제시하며, 공정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자리 잡아야 할 때"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