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경매 기지개…낙찰가율 16개월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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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강남 3구·용산 등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87.2%를 나타내며 1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양천구 목동,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등의 아파트가 감정가를 웃도는 금액에 낙찰되면서 전체 낙찰가율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재건축 기대에 응찰 몰려
8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2422건으로, 지난 1월(2862건)에 비해 15.4% 감소했다. 설 연휴와 일수가 짧은 2월의 특성 탓에 일시적으로 경매 진행 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아파트 평균 낙찰률(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전월보다 0.4%포인트 하락한 38.3%에 그치며 6개월 연속 40% 선을 넘지 못했다. 낙찰가율은 전달보다 0.5%포인트 오른 83.7%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월에 비해 1.0%포인트 상승한 87.2%를 나타냈다. 2022년 10월(88.6%) 이후 16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낙찰률은 34.9%로 전월보다 2.8%포인트 내렸다.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목동신시가지 아파트와 강남 3구, 용산구 등 인기 지역의 아파트가 높은 낙찰가에 매각된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26일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전용면적 84㎡)는 감정가(20억4000만원)의 104%인 21억800만원에 낙찰됐다. 응찰자 8명이 몰렸다.
경기 지역 아파트 낙찰가율도 전월(83.4%)보다 2.3%포인트 상승한 85.7%를 기록했다. 낙찰률은 전달 대비 10%포인트 내린 40.4%였다. 평균 응찰자 수는 12.5명으로 전달에 비해 1.8명 늘었다. 작년 8월(13.4명) 이후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인천 아파트 낙찰가율은 4.7%포인트 하락한 79.5%를 나타내며 5개월 만에 다시 80% 선을 밑돌았다. 미추홀구 내 전세 사기와 관련된 아파트가 낮은 가격에 낙찰되면서 평균 낙찰가율을 끌어내렸다. 낙찰률은 43.0%로 전월 대비 4.2%포인트 상승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강남권 등 인기 지역과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 위주로 응찰자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며 “앞으로도 입지와 가격별로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