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연승 T1, '천적' 젠지 잡고 1황 굳힐까 [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T1 미드 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오른쪽)과 서포터 '케리아' 류민석 (라이엇게임즈 제공)
2024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스플릿 정규리그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벌써 2라운드도 중반을 넘어서며 플레이오프 진출 팀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현재 1위인 T1(12승 1패, +21)을 비롯해 젠지 e스포츠(12승 1패, +20), 한화생명e스포츠(10승 3패, +12) 등 3팀이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었다. 남은 세 자리는 디플러스 기아(7승 5패), KT 롤스터(7승 6패), 광동 프릭스(6승 7패)가 유력하다. 물론 3승 라인인 피어엑스와 OK저축은행 브리온 등 하위권 팀에도 아직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높지 않다.

한편 오늘(8일)이 정규리그 1위를 결정지을 운명의 날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12승 1패로 나란히 1, 2위를 기록 중인 T1과 젠지가 맞붙기 때문이다. 양 팀이 득실차 +1이라는 근소한 차이로 등수가 갈린 만큼 오늘 경기의 승자가 최종 1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규리그 1위는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 바로 진출할 뿐 아니라 상대를 선택할 수 있는 만큼 양 팀의 물러설 수 없는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최근 상대 전적에서는 젠지가 앞선다. 젠지는 지난해 2023 LCK 스프링 결승전에서 T1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이후 LCK 기준 T1전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 대회에서도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에선 패했지만 2023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스위스 스테이지에선 승리를 거뒀다. 상대 전적에서 앞서며 T1의 막강한 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T1의 기세 역시 만만치 않다. T1은 이번 시즌 개막전 젠지에게 패한 이후 '무패 행진'을 기록 중이다. 12연승을 질주하며 압도적인 포스를 보이고 있다. 젠지를 상대로 승리할 경우 13연승을 달성하며 정규리그 1위 자리 굳히기에 들어갈 수 있다.
젠지 e스포츠 미드 라이너 '쵸비' 정지훈 (라이엇게임즈 제공)
양 팀의 승부처는 뻔한 이야기지만 미드 라인이다. 양 팀의 핵심인 '페이커' 이상혁과 '쵸비' 정지훈의 움직임이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실제로 이번 시즌 정지훈과 이상혁은 경기 MVP를 뜻하는 POG(Player of the Game) 포인트가 각각 1000점과 900점으로 리그 1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 중이다. 지표면에서도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KDA(킬과 어시스트를 데스로 나눈 값)는 정지훈이 7.1로 이상혁(6.6) 보다 앞서지만 라인전 지표인 15분간 골드 격차에서는 이상혁이 415로 정지훈(402) 보다 우위를 보인다.밴픽부터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지난 14.3 패치부터 주요 챔피언으로 자리 잡은 탈리야가 금지된다면 아리와 제이스 등이 변칙적으로 등장할 수 있다. 이상혁과 정지훈 모두 이번 시즌 탈리야로 각각 3승 0패, 승률 100%를 기록 중인 만큼 서로에게 내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리와 제이스 두 챔피언 모두 이번 주차부터 적용된 14.4 패치에서 버프를 받았다. 특히 아리는 두 선수 모두 선호하는 만큼 언제든 꺼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지훈은 현재까지 아리를 총 34번 사용해 82.4%의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번 시즌에도 지난 6일 한화생명을 상대로 꺼내들어 승리를 거뒀다. 이상혁은 이번 시즌엔 아직 꺼내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총 49번 사용해 65%의 준수한 승률을 거뒀다.

제이스는 탑 라인과의 교환 가능성도 높아 전략적인 카드로 등장할 수 있다. T1 입장에선 이상혁이 현재까지 14번 사용해 57%의 승률을 거두고 있는 데다가 탑 라이너 '제우스' 최우제가 총 38번 사용해 76%의 승률을 자랑하는 만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젠지 역시 정지훈이 현재까지 11번 사용해 54.5%의 승률을 기록 중이고 이번 시즌 이미 2번 사용해 승리를 기록한 만큼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