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큰손'이 싹쓸이…올 들어 40% 넘게 뛴 '이 주식' [최만수의 스톡 네비게이션]

GIC, LIG넥스원 지분율 6.37% 3대 주주 등극
국제정세 불안으로 유도미사일 수요 늘어
사우디와 4.6조 계약, 추가 수주 기대 커져
중동 지역 종합방산전시회 'WDS 2024'에 참가한 LIG넥스원의 홍보전시관 전경. 사진=LIG넥스원 제공.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이 LIG넥스원 주식을 쓸어담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국제 정세 불안으로 각국의 유도미사일 수주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 아래 매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GIC는 이달 7일 기준 LIG넥스원 지분 6.37%를 보유 중이라고 공시했다. 이는 최대 주주 엘아이지(42.54%), 2대 주주 국민연금(13.53%) 다음으로 높은 지분율이다. GIC는 보유 목적에 대해 “단순 투자”라고 밝혔다.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26일부터 9거래일 연속 LIG넥스원 주식을 순매수했는데, 이 중 상당수가 GIC 매수물량으로 추정된다.

GIC는 운용자산 규모가 7700억달러(약 1016조원)에 달하는 세계 6위 국부펀드로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가 의장을 맡고 있다. 국내에선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SFC), 강남구 강남파이낸스센터(GFC),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등 서울 오피스 시장에 적극 투자한 것으로 유명하다.
LIG넥스원은 지난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21% 오른 18만3300원에 마감했다. 중거리 지대공 유도미사일 '천궁Ⅱ'(M-SAM2)의 대규모 수주를 발판으로 올들어 40.45% 급등했다.이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19조6000억원 규모의 수주 잔액을 확보했다. 전년 동기 대비 약 60% 증가한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LIG넥스원의 매출 고성장이 앞으로 4~5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동 분쟁 등으로 국제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각국의 방산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LIG넥스원은 사업부문은 △ 유도무기(PGM) △지휘통제(C4I) △감시정찰(ISR) △항공·전자(AWE) 등으로 나뉜다. 천궁Ⅱ로 대표되는 핵심 사업 유도무기는 지난해 1조142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9.4%로 가장 높다.LIG넥스원은 2022년 UAE에 35억달러(4조6200억원)의 천궁Ⅱ 수출 계약을 따낸데 이어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와 32억달러(4조2200억원) 규모의 방산 계약을 맺었다.

'한국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Ⅱ는 적 항공기와 탄도미사일을 모두 요격할 수 있다. 1개 포대는 사격통제소와 다기능레이더, 발사대 차량 3대 등으로 구성되며 발사대 1기당 최대 8발의 요격 미사일이 장착된다.

LIG넥스원은 사우디와 10개 포대 계약을 맺었는데 향후 추가 수주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크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우디는 UAE에 비해 영토가 넓고, UAE의 3배에 달하는 국방예산을 쓰고 있다”며 “천궁 수출액은 올해 3000억원에서 2027년 1조4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시아 국가에서의 천궁Ⅱ 수주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