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톺] 대장주 움츠리자 고개드는 '낙폭과대주'

美엔비디아 차익실현 급락에 국내 반도체株 덩달아 찬바람
조선·게임 등 성장 테마에는 자금 유입…순환매 장세
미국 엔비디아 급락으로 반도체주가 조정을 받는 가운데 11일 국내 증시에서는 조선 등 중공업, 게임, 엔터 업종으로의 순환매가 진행됐다.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0.51포인트(0.77%) 내린 2,659.84로 약세 마감했다.

특히 코스피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1.23%)와 SK하이닉스(3.08%)가 동반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직전 거래일인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5% 넘게 급락한 데 따른 것이다. 반도체주 전반이 약세를 보이면서 같은 날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 30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 이상 급락했다.

최근 지속적으로 급등세를 보여온 엔비디아에 차익 매물이 대거 출회된 것으로 풀이된다.

AI 기술혁신과 그에 따른 주가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지만 반도체 업종의 과열 논란에 다시 불이 붙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뿐 아니라 한미반도체(-2.70%), 디아이(-11.79%)가, 코스닥시장에서는 이오테크닉스(-66.1%), 예스티(-6.35%) 등이 급락했다.

또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으로 분류돼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올랐던 증권 업종(-2.46%)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배상안 발표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키움증권(-4.74%), 미래에셋증권(-4.46%), 삼성증권(-2.81%), 상상인증권(-2.29%), NH투자증권(-2.25%) 등이 내렸다.
다만 그동안 상승장에서 소외되면서 주가가 빠졌던 조선, 게임, 엔터 업종이 반등하면서 코스피 하락의 하방 지지선이 돼줬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증시 흐름에 대해 "저PBR과 반도체에 눌려 소외됐던 성장 테마가 반등했다"며 "성장주 내에서도 신규 모멘텀 존재하는 낙폭 과대 업종에 수급이 유입되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유가증권시장 업종별 상승률을 보면 코스피200 중공업이 가장 높은 2.69%로 나타났다.

한화오션(8.43%), 두산에너빌리티(5.42%), 삼성중공업(4.70%), 현대미포조선(3.83%), HD현대중공업(2.07%), HD현대일렉트릭(2.01%), HD한국조선해양(1.69%) 대부분이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한화오션은 카타르에너지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 계약을 앞뒀다는 소식에, 두산에너빌리티는 사우디아라비아 복합화력발전소 수주를 따냈다는 공시가 급등의 원인이 됐다. 또 크래프톤(4.73%), 엔씨소프트(4.62%) 등 게임주, YG PLUS(6.77%), 하이브(4.32%) 등 엔터주도 강세를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