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인기몰이' ENA 적자, 왜?

작년 영업손실 386억원 달해
KT 자체 콘텐츠 방영료 눈덩이
스카이tv "제작비 상승 영향도"
KT의 영상 콘텐츠 사업을 놓고 계열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방송 채널을 운영하는 손자회사인 스카이tv가 계열사 콘텐츠 방영권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영업적자에 시달리게 돼서다. KT가 그룹 차원에서 콘텐츠 제작, 공급, 유통을 하나의 가치사슬로 묶는 과정에서 일부 계열사가 재무 부담을 떠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스카이tv는 지난해 영업손실 386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96억원 흑자이던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스카이tv는 KT스카이라이프가 모회사인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다. 2022년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인기몰이를 한 채널인 ENA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 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스카이tv지부는 지난달 성명문에서 “드라마 방영권료가 대규모 적자로 돌아왔다”고 주장했다.KT는 콘텐츠 투자·제작을 총괄하는 자회사인 KT스튜디오지니 주도로 콘텐츠사업을 정비했다. KT스튜디오지니가 영상을 제작하고, 스카이tv가 방영권을 사들여 송출하는 형태다. KT스튜디오지니는 외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와도 거래를 늘리며 지난해 자체 콘텐츠 14편을 공급했다. 매출은 2022년 1015억원에서 지난해 2214억원으로 뛰었다.

콘텐츠를 사는 입장인 KT스카이라이프는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2022년 632억원에서 지난해 142억원으로 78%나 줄었다. 자회사인 스카이tv의 영업손실이 결정적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KT스튜디오지니가 방영권료 수익을 많이 얻게 되면 스카이tv의 손실이 커진다”며 “KT가 콘텐츠사업 가치사슬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손자회사들이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스카이tv 경영진은 영업손실이 콘텐츠사업 확대를 위한 ‘성장통’이라는 논리로 직원들을 달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OTT 시장이 커지면서 영상 제작비가 올라간 것이 방영권료 산정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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