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비만 키로 안 갑니다…성인병 위험만 커질 뿐

열량 섭취 늘었는데 스마트폰·게임에 빠져
아동·청소년 비만율 14%서 18.7%로 급등

외식·간식 줄이고 하루 1시간 이상 운동
무리한 감량보다 적정 체중 유지에 초점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살이 쪄도 나중에 크면 다 키로 간다.”

어르신들 말처럼 성장기 비만은 과연 키로 갈까. 결론은 소아비만은 성장하면 절대 키로 가지 않는다. 오히려 성조숙증을 유발하고 고혈압, 당뇨 등 대사질환과 각종 성인병 발병 가능성이 높아지며 삶의 질을 떨어뜨릴 우려가 더 크다. 소아 비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80~85%가 성인 비만으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비만율은 2018년 14.4%에서 2022년 18.7%로 급등했다. 성인 비만율 역시 2018년 34.6%에서 2022년 37.2%로 높아졌다. 자녀들(아동·청소년)의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 어떤 생활 습관을 고치고 식습관을 개선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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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스마트폰으로 운동량 감소

소아비만은 의학적으로 보통 유아기에서 사춘기까지 나이대에서 체중이 신장별 표준체중보다 20% 이상 많이 나가거나 같은 연령대에서 체질량질수(BMI)가 상위 5%인 경우를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소아·청소년 비만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6~18세인 소아·청소년 5명 중 1명은 과체중 및 비만이다. 소아비만 원인은 소모되는 열량보다 많은 양의 열량 섭취가 주원인이 되는데 다양한 요인이 비만 발생에 관여한다. TV 시청, PC·스마트폰 게임, 인터넷을 즐기는 시간이 늘면서 열량 소모량이 감소하는 반면 고지방과 고열량, 저식이섬유식, 불규칙한 식사, 잦은 외식으로 열량 섭취가 증가하고 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임인석 명예원장은 “소아비만은 부모의 비만과도 연관이 있는데 부모 모두 비만이면 자녀 80%, 부모 중 한쪽만 비만이면 자녀 40%, 부모 모두 비만이 아니면 7% 정도에서 비만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채소 섭취, 하루 1시간 운동해야

비만아는 같은 나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키가 약간 크지만, 사춘기가 빨리 오면서 성장한 후 성인 키는 일반인과 큰 차이가 없다. 또 가슴 부위에 지방이 축적되기 때문에 유방이 나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남자아이는 치부에 지방이 많이 쌓여 성기가 실제 크기에 비해 작아 보이기도 한다. 소아 시기 비만이 있으면 성인이 돼도 비만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임 명예원장은 “비만은 결국 지방간과 고콜레스테롤 혈증,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과 호흡기 질환, 불임, 우울증, 사회부적응 등 연관 질환이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어 수명 단축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비만은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져 친구와 어울리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꺼려지며 우울증으로 발전돼 대인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아비만 진단은 BMI를 활용하는데 25 이상이면 비만으로 진단한다. 치료는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을 기본으로 삼는 데 효과가 없다면 약물요법과 비만 수술법을 사용하게 된다. 신체는 자신의 체중을 감지하고 유지하려는 기능이 있어서 무리하게 체중을 감량하면 신체는 굶고 있다고 판단해 체내 대사량을 줄이고 지방을 축적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흔히 요요 현상으로 알려진 비만 상태 체중으로 다시 돌아간다. 결국 소아·청소년 체중 조절은 무리한 감량보다는 적합한 체중 유지와 정상적인 키 성장이 조화롭게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 체중 감량에 노력해도 체중이 늘었다면 전문의 상담 후 치료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소아비만 예방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아침 식사와 섬유질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 섭취, 하루 1시간 이상 운동하기 등이 필요하다. 그리고 탄산음료는 삼가야 한다. 또한 집에서 가족과 함께 식사하고 외식과 간식 및 인스턴트 배달 음식은 줄여야 하며 식단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인도 저염·저당·저지방 식단을

복지부에 따르면 성인 비만율은 2018년 34.6%에서 2022년 37.2%로 증가했다. 성인 역시 다이어트를 위해선 식단 관리가 필수다. 다만 빠른 감량을 원해 무리하게 굶거나 ‘원푸드 다이어트’ 등 잘못된 방식으로 식단 관리를 하면 오히려 살이 더 잘 찌는 몸으로 바뀔 수도 있다.

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오는 24일까지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며 증가한 비만율을 낮추기 위한 노력으로 ‘덜 짜게, 덜 달게, 덜 기름지게’를 주제로 한 건강 식생활 캠페인을 진행한다. 저염·저당·저지방 식생활을 인증하는 사진과 조리법 공유 등을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저염 식단은 국물은 적게, 소스는 따로 먹고, 소금 대신 후추 레몬 고춧가루 등을 사용한 것을 말한다. 저당 식단은 설탕 대신 양파와 파로 자연적인 단맛을 내거나 가공식품보다 채소 및 과일 등 자연식품으로 구성된 식단이다. 저지방은 튀기고 볶는 것보다 삶고 찌고 굽는 요리법을 활용한 식단이다.생활 습관 개선을 위한 앱도 활용할 만하다. 다이어트 중 체중 기록은 필수다. 인바디, 스마트 다이어트와 같은 체중 기록 앱을 활용하면 일일, 주간 등 다양한 주기로 체중을 기록하고 몸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비만클리닉 365mc는 지난해 ‘걷지방’ 앱을 출시했다. 걸음 수 측정, 활동량 기록은 물론 일정 걸음 수 이상 걸었을 경우 전문 식이영양사가 식단을 코칭해주는 서비스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