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AACR] 이중항체·ADC 주무기로 국내 신약기업 대거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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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5일부터 10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미국 암학회(AACR)에 국내 제약사와 신약 벤처기업이 다수 참전한다.
AACR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로 통한다. 매년 2만 여명 이상의 전문가가 모여 항암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다.국내에서도 항암제 개발에 있어 이미 ‘주류’가 된 이중항체와 항체약물접합체(ADC) 등을 주무기로 내세운 신약벤처들이 성과 발표를 예고했다. 기존 표적항암제의 한계점을 넘기 위해 노력 중인 벤처기업의 결과도 함께 공개될 전망이다.
먼저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면역항암제인 ‘ABL112’와 ‘ABL407’의 비임상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한다. 두 후보물질 모두 에이비엘바이오의 4-1BB 기반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T’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4-1BB는 T세포 표면에 있는 신호전달도메인으로, 그랩바디T 플랫폼 항체의 한쪽 팔이 여기 결합하면 T세포가 활성화된다. 4-1BB가 T세포를 활성화하는 기능에 주목해, 4-1BB 단독 형태 면역항암제를 개발하려는 시도는 과거에도 있었으나 실패했다. 간독성 등 부작용이 심했기 때문이다.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인 그랩바디T 항체의 나머지 한쪽 팔이 암세포 표면과 결합하도록 해 4-1BB 활성 신호가 암세포 인근에 있는 T세포에서만 한정되도록 했다. 효능과 안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렸다. ABL112의 표적은 T세포의 면역관문 중 하나인 TIGIT이며, ABL407은 종양관련골수성세포에서 과발현되는 LILRB4다.
유한양행이 발표하는 ABL105 또한 에이비엘바이오와 공동개발 중인 이중항체 기반 후보물질이다. ABL105는 4-1BB 외 HER2에 결합해 암 성장을 억제하도록 했다. HER2는 유방암, 위암 치료에 주로 쓰이는 표적이다. 유한양행은 ABL105와 항PD-1 면역관문억제제와의 병용요법 비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유한양행은 국내 및 호주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 임상 1상 용량 증량 시험을 위한 환자 모집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레고켐바이오는 잇달은 ‘빅딜’로 제약업계에서 몸값이 뛴 ‘이중항체 ADC’의 비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이번 학회에서 처음으로 공개하는 LCB36은 혈액암에서 주요 표적 단백질로 쓰이는 CD20과 CD22를 동시에 표적하는 ADC다. 아직 개발에 성공한 사례가 없는 ‘퍼스트 인 클래스’ 후보물질이다. 레고켐바이오는 이외에도 클라우딘 18.2 표적 ADC LCB02A와 TROP2 ADC LCB84에 대한 전임상 결과도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항체 전문기업 와이바이오로직스는 항CD39 항체의약품인 ‘AR062’ 전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CD39는 면역억제세포에 주로 발현하며, AR062는 여기에 결합해 면역억제세포의 면역억제 기전을 방해하는 용도의 의약품이다. 종양미세환경(TME)이 발달해 면역항암제가 잘 듣지 않는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의약품으로 개발 중이며 관련 비임상 결과가 공개된다.
신약개발에서 파트너로 존재감이 커진 동반진단 관련 연구 성과도 공유된다. 루닛은 루닛은 AACR 2024에 참가해 자사의 AI 바이오마커 플랫폼인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결과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다양한 암종에서 본 암항원과 면역항암제의 반응성에 대한 연관성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AACR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로 통한다. 매년 2만 여명 이상의 전문가가 모여 항암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다.국내에서도 항암제 개발에 있어 이미 ‘주류’가 된 이중항체와 항체약물접합체(ADC) 등을 주무기로 내세운 신약벤처들이 성과 발표를 예고했다. 기존 표적항암제의 한계점을 넘기 위해 노력 중인 벤처기업의 결과도 함께 공개될 전망이다.
이미 대세가 된 이중항체
AACR에 나서는 국내 기업 중 이중항체 기술을 선보이는 곳은 에이비엘바이오와 유한양행 등이다.먼저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면역항암제인 ‘ABL112’와 ‘ABL407’의 비임상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한다. 두 후보물질 모두 에이비엘바이오의 4-1BB 기반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T’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4-1BB는 T세포 표면에 있는 신호전달도메인으로, 그랩바디T 플랫폼 항체의 한쪽 팔이 여기 결합하면 T세포가 활성화된다. 4-1BB가 T세포를 활성화하는 기능에 주목해, 4-1BB 단독 형태 면역항암제를 개발하려는 시도는 과거에도 있었으나 실패했다. 간독성 등 부작용이 심했기 때문이다.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인 그랩바디T 항체의 나머지 한쪽 팔이 암세포 표면과 결합하도록 해 4-1BB 활성 신호가 암세포 인근에 있는 T세포에서만 한정되도록 했다. 효능과 안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렸다. ABL112의 표적은 T세포의 면역관문 중 하나인 TIGIT이며, ABL407은 종양관련골수성세포에서 과발현되는 LILRB4다.
유한양행이 발표하는 ABL105 또한 에이비엘바이오와 공동개발 중인 이중항체 기반 후보물질이다. ABL105는 4-1BB 외 HER2에 결합해 암 성장을 억제하도록 했다. HER2는 유방암, 위암 치료에 주로 쓰이는 표적이다. 유한양행은 ABL105와 항PD-1 면역관문억제제와의 병용요법 비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유한양행은 국내 및 호주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 임상 1상 용량 증량 시험을 위한 환자 모집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레고켐바이오는 잇달은 ‘빅딜’로 제약업계에서 몸값이 뛴 ‘이중항체 ADC’의 비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이번 학회에서 처음으로 공개하는 LCB36은 혈액암에서 주요 표적 단백질로 쓰이는 CD20과 CD22를 동시에 표적하는 ADC다. 아직 개발에 성공한 사례가 없는 ‘퍼스트 인 클래스’ 후보물질이다. 레고켐바이오는 이외에도 클라우딘 18.2 표적 ADC LCB02A와 TROP2 ADC LCB84에 대한 전임상 결과도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신규 항체의약품 성과도 공개
신라젠은 개발 중인 모든 후보물질을 AACR에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위암 모델에서 항암백신 ‘펙사벡’을 투약했을 때 혈관형성에 생기는 변화를 발표할 예정이며, 미국에서 임상 중인 BAL0819, 신규 항암백신 SJ-600 전임상 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항체 전문기업 와이바이오로직스는 항CD39 항체의약품인 ‘AR062’ 전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CD39는 면역억제세포에 주로 발현하며, AR062는 여기에 결합해 면역억제세포의 면역억제 기전을 방해하는 용도의 의약품이다. 종양미세환경(TME)이 발달해 면역항암제가 잘 듣지 않는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의약품으로 개발 중이며 관련 비임상 결과가 공개된다.
퍼스트인클래스 신약에도 도전
파로스아이바이오는 DNA복구와 관련있는 Chk2 억제제 ‘PHI-501’의 비임상 결과 중 일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체크포인트 키네이즈(Chk) 억제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허가당국의 승인을 받은 약은 아직 없다. 지난해 난소암 및 자궁내막암에 대해 패스트트랙을 지정받은 미국 아크리본테라퓨틱스가 선두주자로 꼽힌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PHI-501의 비임상을 올해 중 마무리할 예정이다.유전자치료제로 항암제를 개발하는 액솔런스는 KRAS 억제제를 짧은간섭RNA(siRNA)로 개발 중이며 전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KRAS 억제제 중 선두주자는 2021년 출시된 암젠의 ‘루마크라스’이나 낮은 반응률과 비싼 약가로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액솔런스는 전임상 시험에서 자사 후보물질이 정상세포에는 영향주지 않고, 돌연변이가 생긴 KRAS 유전자 발현만 선택적으로 억제한 결과를 공개한다.신약개발에서 파트너로 존재감이 커진 동반진단 관련 연구 성과도 공유된다. 루닛은 루닛은 AACR 2024에 참가해 자사의 AI 바이오마커 플랫폼인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결과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다양한 암종에서 본 암항원과 면역항암제의 반응성에 대한 연관성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