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역직구'도 한다…사업 영역 무한 확장

한국기업 해외 진출 지원 '글로벌 오픈마켓' 준비
우수 판매자 유치·비판 여론 무마 노림수 지적도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가 '역직구' 사업에도 뛰어든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 한국지사는 '글로벌 오픈마켓' 사업을 위한 채용 공고를 진행 중이다.

글로벌 오픈마켓은 일종의 역직구 플랫폼이다.

한국의 중소상공인 또는 업체가 해외에서 물건을 팔 수 있도록 중개하는 서비스다. 알리익스프레스는 더 많은 판매사를 유치하고자 한국 상품 전문관인 '케이베뉴'(K-베뉴)처럼 입점·판매수수료를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우수한 상품·브랜드를 가진 국내 중소 판매사를 자사 플랫폼으로 유인하기 위한 일종의 '당근책'이라는 시각도 있다.

해외시장 판매 지원을 미끼로 케이베뉴 상품군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글로벌 오픈마켓에 입점한 업체도 케이베뉴에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입장에서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셈이다.

현재 케이베뉴에는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과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 코카콜라음료, 롯데칠성음료, 농심(도매 대리점), 한국피앤지, 참존, 피죤 등이 입점해있으나 아직 쿠팡이나 G마켓, 11번가, 티몬 등 다른 주요 국내 이커머스에 비해 상품 종류가 크게 빈약한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가 본격적으로 한국 사업을 키우고 성장하려면 다양한 중소기업 상품으로 구색을 갖춰 고객의 선택 폭을 넓히는 게 급선무"라며 "명목은 해외 판매 지원이지만 국내 사업 확장을 위한 포석일 수 있다"고 짚었다.

알리익스프레스로서는 한국 중소 판매자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는다는 명분을 내세워 가품(짝퉁)이나 불법 상품 판매, 미흡한 소비자 보호 정책 등으로 따가운 여론을 다독이고 관련 정부 규제의 강도를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날 국내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한국에서 세계로' 프로그램을 소개한다며 기자간담회까지 계획했다가 이를 담당한 고위인사의 개인 사정 등을 이유로 급하게 취소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