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앞둔 美 레딧…"몸값 최대 64억弗"
입력
수정
지면A20
21일 뉴욕증시 입성 채비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앞둔 미국 소셜미디어 플랫폼 레딧의 기업가치가 최대 64억달러(약 8조4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레딧은 하루 방문자가 7000만 명이 넘는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다. 레딧은 상장 후 플랫폼 내 광고와 인공지능(AI) 기업에 사용자 데이터를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수익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레딧 지분을 보유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도 이번 상장으로 수백억원을 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밈주식 열풍' 이끈 소셜미디어
하루 방문자 최대 7300만명
IPO로 최대 7.4억弗 조달 계획
희망 공모가 1주당 31~34弗
오픈AI 올트먼도 지분보유 '돈방석'
IPO로 9800억원 자금 조달
11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레딧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주식 공모가격 희망 범위를 주당 31~34달러로 제시했다. 이 회사는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주식 2200만 주를 매각, 최대 7억4800만달러(약 98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레딧의 시가총액이 상장 직후 최대 64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일은 오는 21일로 예상된다.레딧은 올해 1월 1일 이전 계정을 연 레딧 사용자와 회사 이사진, 임직원 가족 등을 위해 176만 주를 별도 배정할 계획이다. 이 주식에는 보호예수 기간이 적용되지 않아 해당 주식을 배정받은 주주는 거래 개시 당일부터 주식을 팔 수 있다.
레딧은 2005년 설립됐다. 작년 4분기 기준 하루 활성 방문자는 7310만 명을 기록했다. 특히 레딧의 주식 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는 ‘밈 주식’(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탄 주식) 열풍을 이끌었다. 2021년 일부 헤지펀드의 게임스톱 주식 공매도 세력에 맞서 개인투자자들이 결집해 집단 매수에 나서면서 ‘미국 개미들의 놀이터’로 불리고 있다.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레딧은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해 레딧의 매출은 8억1000만달러, 순손실은 9100만달러에 달했다. 레딧 공동창업자 겸 CEO인 스티븐 허프먼은 “사업을 수익화하는 초기 단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레딧 내 10만 개의 온라인 포럼에선 숭고한 것부터 우스꽝스러운 것, 사소한 것에서 진지한 것까지 다양한 대화가 가능하다”며 “광고주들은 레딧이 다른 곳에선 접근할 수 없는 소비자를 찾는 데 좋은 장소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AI 기업이 플랫폼 데이터에 접근해 AI 모델을 훈련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도 할 방침이다.
올트먼도 5600만달러 ‘돈방석’
이달 레딧이 상장하면 올트먼 CEO도 ‘돈방석’에 앉을 전망이다. 올트먼은 뉴하우스 가문의 어드밴스(30% 이상)와 중국 텐센트(11%)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8.7%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 올트먼이 보유한 지분은 이보다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트먼과 관련된 벤처캐피털 펀드 ‘하이드라진 캐피털 II’는 레딧 주식 990만 주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 펀드에서 올트먼이 실제 보유한 주식은 5%인 50만 주 정도다.비즈니스인사이더는 올트먼이 실제 보유한 레딧의 전체 주식 수를 최대 166만 주로 추정하고 있다. 레딧이 제시한 공모가를 고려할 때 올트먼의 지분 가치는 최대 5640만달러(약 740억원) 정도인 것으로 분석된다. 올트먼은 2014년 레딧의 5000만달러 자금 조달을 주도했고, 2021년까지 레딧의 이사회 멤버였다.레딧은 지난 2년간 IPO를 준비해왔다. 하지만 2022년부터 급격한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등 악재가 겹치면서 일정을 연기했다. 이 과정에서 최대 150억달러까지 치솟았던 레딧의 기업가치는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