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째 3%대 끈적한 美 물가…주거비·휘발유값이 상승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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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 물가도 전달보다 뛰어좀처럼 잡히지 않는 끈적한 물가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시장은 보합세를 보였다. 지난달 ‘깜짝 반등’을 한 차례 경험한 시장이 2월 물가 지표보다 “물가가 잡히고 있다”는 제롬 파월 중앙은행(Fed) 의장의 최근 발언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미국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직전 연 4.087%였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시장 추정치를 웃도는 2월 물가에 연 4.146%로 뛰었다. 이후 다시 연 4.13%대로 떨어지는 등 박스권 움직임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예상보다 높은 물가상승률에 미국 국채 수익률이 널뛰었지만, 비교적 좁은 범위에서 움직였다”고 전했다. 미국 증시 개장 전 나스닥 선물지수와 S&P500 선물지수는 소폭 오르내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 미국 노동통계국이 공개한 2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2%로 전문가 예측치(3.1%)보다 높았다. 주거비(전월 대비 0.4%)와 휘발유(전월 대비 3.8%) 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 상승에 60% 이상 기여했다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전월 대비 0.5% 오른 중고차 가격 상승세는 그동안 물가 둔화를 주도해온 상품 가격 디플레이션이 계속될 수 없다는 걸 보여준다”고 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가 집계한 3월 0.25%포인트 금리 인하 확률은 지난주까지는 10%대였지만 이날 CPI 발표 직후 1%로 내려앉았다. 다만 Fed가 오는 6월 0.25%포인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는 확률은 62.1%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파월 의장이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Fed가 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는 날이 그리 머지않았다”고 한 발언이 여전히 시장 기대감을 떠받치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