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바람을 일으킨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협업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K-스타트업과 오픈AI간 협업 행사차 미국을 방문한 임정욱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은 12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에서 한국 특파원과 간담회를 갖고 오는 14일 샌프란시스코의 오픈AI 본사에서 이 같은 행사가 열린다고 밝혔다.
임 실장은 "오픈AI가 스타트업과 협업하는 것은 한국이 처음"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최종 10개 스타트업이 (협업 대상으로) 선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220여개 스타트업이 지원해 14곳이 선발됐다. 지난 12월에는 오픈AI 대외 및 개발 담당 임원 등이 직접 참석해 후보 스타트업을 뽑았다.
14개 스타트업은 오픈AI 본사에서 피칭(프리젠테이션)을 통해 보유한 기술을 소개하고 이 가운데 최종 10개 스타트업이 협업할 기회를 갖게 된다.
이날 행사에는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직접 참석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 실장은 "선발된 스타트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협업을 하게 될지는 오픈AI가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기술 개발을 위한 인사이트나 코칭을 받을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투자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픈AI와의 이번 협업은 올트먼 CEO가 작년 6월 한국을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당시 올트먼은 월드 투어 중이었는데 다른 국가와 달리 우리나라에는 공동 창업자 그레그 브록먼 등 10여명이 함께 왔다"며 "올트먼에 (우리나라의) 협업 행사를 제안했는데, 그가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2019년부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올해에는 인텔과 오픈AI가 추가로 합류해 모두 11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글로벌 기업 협업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스타트업은 중기부로부터 평균 1억3천만원, 최대 2억원의 지원을 받는다.
올트먼이 한국 스타트업과 협업을 수용한 이유에 대해 임 실장은 "그는 한국과 한국 문화, 한국 스타트업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공동 창업자인 브록먼의 아내가 한국계라는 점도 한국에 관심이 많은 이유 중 하나였던 것 같다"고 짚었다.
오픈AI 이사회 의장을 지내기도 한 그레그 브록먼은 2019년 한국계 여성 애나 브록먼과 결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 임 실장은 "20여년 전 일본 스타트업에 대해 높았던 관심이 이제 한국으로 오고 있는 것 같다"면서 다만, 오픈AI와 협업 정례화에 대해서는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한국에도 많은 우수한 테크 스타트업이 있지만, 아직 글로벌 생태계와는 잘 닿아 있지 않다"며 "AI의 본산인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의 스타트업이 글로벌 진출을 위한 시야와 기회를 넓힐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13일에는 이번 행사에 참가하는 이들 스타트업이 실리콘밸리 현지의 경험과 투자 등 생생한 소식을 들을 수 있도록 현지 벤처캐피탈 및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네트워킹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