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루에서 SAVE? 해도 너무하네"…티빙 중계에 뿔난 야구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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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안 된 야구 중계 '티빙' 눈살티빙이 올해부터 한국 프로야구(KBO) 리그 온라인 중계를 시작한 가운데 야구팬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네이버에서 무료로 볼 수 있던 중계를 유료로 봐야 하는 것도 불만이지만, 부실 중계에 하이라이트 영상 등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반응이다.
티빙은 지난 9일 프로야구 시범경기 첫 중계를 시작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9일 티빙 앱 일일 이용자 수(DAU)는 전날 대비 13.2% 오른 184만6914명을 기록했다. 이는 넷플릭스(267만1150명)에 이어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티빙은 2024~2026년 KBO리그 유무선 중계 권한을 따내면서 현재 KBO 리그를 모바일 독점 중계하고 있다. 월 5500원(광고 요금제) 이상 유료 이용권을 구독해야 시청할 수 있는데, 티빙은 다음 달 30일까지 KBO 리그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하지만 야구팬들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최주희 티빙 대표도 12일 오전에 열린 KBO 리그 중계 기념 'K-볼 서비스 설명회'에서 "시범 중계 서비스가 미흡했던 점은 충분히 공감·인지했고, 더욱더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며 "본 시즌에는 반드시 제대로 된 서비스로 찾아뵙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실제로 티빙은 중계 후 제공하는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메인 스폰서인 신한은행 로고를 가리는 초보적인 실수를 비롯해 느리게 업로드되는 하이라이트 영상, 전후 설명 없는 플레이 편집, 끝내기 세리머니나 캐스터의 정리 멘트 등을 삭제하는 '야알못'(야구를 알지 못하는) 편집으로 지적을 받았다.심지어 제목은 드라마처럼 1화, 2화, 3화 등 번호를 붙여놔 찾기 어려웠고, 야구 규칙을 모르는 듯 세이프(SAFE)가 아니라 세이브(SAVE)라고 적는가 하면 '22번 타자 채은성'처럼 타순 번호가 아닌 등번호로 선수를 소개하는 등 이전까지 보지 못한 야구 영상을 선보였다.
야구팬들의 의견을 반영해 하이라이트 영상 업로드 속도는 빨라졌지만, 여전히 어떤 장면이 중요한지 감을 못 잡는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한 야구팬은 "아무리 시범경기라도 9회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은 일 년에 한번 볼까 말까 한 장면인데, 야구를 모르니 그게 얼마나 가치 있는 건지도 모르는 거 아니냐"면서 하이라이트에서 해당 영상이 빠진 부분을 지적했다.
한 야구팬은 "홈런을 친 선수가 그라운드 도는 건 그냥 쭉 보여줘라", "이닝 교체에 끊는 타이밍이 부자연스럽다" 등의 자세한 피드백과 함께 "모르면 네이버스포츠에가서 아무 하이라이트 영상이나 들어가 보라"는 조언이 담긴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이런 상황을 두고 "성장형 중계, 성장형 콘텐츠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준비가 되지 않은, 야구를 잘 모르던 티빙이 무리한 중계를 하는 게 아니냐는 것. 여기에 네이버 등 포털에서 무료로 즐기던 콘텐츠를 티빙에서 유료로 봐야 하는 상황에서 티빙이 기대만큼 유료가입자수를 끌어올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티빙은 1350억 원을 들여 KBO(한국야구위원회)와 2024년부터 2026년까지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지상파 3사의 중계와는 별도로 티빙은 이번 계약을 통해 뉴미디어 분야 KBO 리그 전 경기(시범경기, 정규시즌, 포스트시즌, 올스타전 등) 및 주요 행사의 국내 유무선 생중계, 하이라이트, VOD 스트리밍 권리, 재판매 할 수 있는 사업 권리를 2026년까지 보유한다.
연간 450억원 수준의 중계권료를 투자했지만, 야구팬의 입장에서는 앞으로 모바일 기기로 중계방송을 보려면 한 달에 최소 5500원(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을 내고 티빙에서 봐야 한다. 이 때문에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유료화 전환이 쟁점이 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