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검찰 "‘4명 사망’ 여천NCC 사고, 중대재해 무혐의"

8명 사상자 발생 2년 만에 수사 종결
안전보건 확보의무 지켰다 판단한듯

에쓰오일·현대차 이어 불기소 또 나와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석유화학공장 폭발사고를 두고 여천NCC가 중대재해처벌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은 최근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석유화학공장 폭발사고 사건과 관련해 여천NCC의 대표이사 두 명을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지 않고 수사를 종결했다. 순천지청은 지난해 6월 광주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송치받은 이후 약 9개월간 이 사건이 중대재해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집중 검토해왔다.수사팀은 여천NCC가 중대재해법이 요구하는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이행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중대재해법 시행 전인 2021년부터 외부 컨설팅을 받으며 안전관리체계를 정비해왔다.

여천NCC는 2022년 2월 11일 여수국가산업단지 3공장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4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친 사건으로 장기간 조사를 받아왔다. 특히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지 2주만에 발생한 대형사고란 점에서 주목받으며 고강도 조사가 이어졌다. 지난 2년여간 수차례 압수수색이 진행됐고 관계자들이 50여차례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이 사고는 작업자들이 대형 밀폐용기 형태인 열 교환기 청소를 끝낸 뒤 성능을 확인하는 시험가동 중에 발생했다. 폭발로 인해 1t짜리 덮개가 떨어져나가 작업자들을 덮쳤다. 검찰은 대표이사들을 기소하지 않은 것과 별개로 여천NCC 공장 대표와 하청업체 대표 등 주요 현장관리 책임자들은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법조계와 산업계에선 지난해 하반기부터 검찰이 중대재해법 위반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울산지방검찰청 형사5부는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온산공장 폭발사고와 관련해 에쓰오일의 정유생산본부장과 생산운영본부장 등 13명을 산업안전보건법 및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로만 기소했다. 비슷한 시기 서울동부지방검찰청도 에어컨 수리기사 추락사와 관련해 LG전자 자회사인 하이엠솔루텍과 이 회사의 대표이사를 기소하지 않기로 하고 수사를 마쳤다. 지난해 11월엔 현대차가 전주공장 근로자 사망사건과 관련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