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몰이식 탄압에 자괴감"…충남의대 교수들도 사직 결의

비대위 "사직 등 적극적 행동에 93% 찬성"
사진=연합뉴스
충남대 의대 교수들이 사직 등 적극적 행동의 필요성에 찬성했다. 사직서는 자율적으로 제출하되 날짜는 차후 회의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13일 충남대의과대학, 충남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교수들로 구성된 충남의대 비대위는 지난 11일 긴급총회에서 교수 93%가 사직을 포함한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데 찬성했다고 발표했다. 비대위는 “전공의에 대한 토끼몰이식 탄압을 목격하며 우리는 의사이자 의사를 양성하는 교육자로서 깊은 자괴감을 느낀다”며 “향후 우리 각자는 개인의 의지에 따라 사직을 결정할 것이며, 이는 의사로서 혹은 교육자로서의 지위를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학생과 전공의를 보호해야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비대위는 "의과대학 학생과 전공의의 휴학과 사직을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단체 행동으로 보는 것은 부적절한 주장"이라며 "이들은 적절한 교육을 받기 위해 대학과 병원에 속한 피교육자 신분으로 그들에게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책임이 있다는 주장은 실무수습소방관이 화재진압현장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책임은 정부에게 있으며 그것을 의료기관에 위탁했다고 해서, 현재의 상황에 대한 책임이 전부 전공의를 포함한 의료진에게 있다고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의료교육의 질을 향상시켜 장기적으로 국민의 건강을 책임질 실력 있는 의료진을 양성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국가의 책무임에도 의학교육의 중요성을 도외시하고 그것의 중요성을 주장 하는 의과대학교수들의 주장을 묵살하는 것도 온당하지 못한 처사"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제시한 2000명 의대정원증원 요구에도 강력히 반대했다. 비대위는 "의료 전문가도 아닌 대학 총장의 정원요청과 그것을 참고로 각 의과대학의 정원을 결정하고 배분한다는 정부의 결정은 근거 없는 정책결정으로 인해 미래의 대한민국의료 환경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교육부에 정원을 요청하는 과정에 대한 충남대 학교 본부의 은폐 행위는 이 정책이 의과대학의 교육여건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의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고도 했다. 비대위는 "의과대학교수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정원증원을 반대한다"며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필수의료위기라는 의료계의 당면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해 폭넓은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협의체의 설립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전국 의대 교수들과의 협력도 강조했다. 충남의대 비대위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및 비상대책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의과대학 학생과 전공의를 온전하게 보호하고, 의대정원증원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 하는 것을 추진할 것"이라며 "정답의 옳고 그름을 떠나, 우리는 해답을 찾기 위한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그 정당성을 직접 확인하게 해달라고 정부에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