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산다"…400만원 넘는 '꿈의 가전' 폭발적 반응

삼성전자 vs LG전자 정면 대결

"냄새나고 굳은 빨래 다시 안 돌려도 돼" "허리 아팠는데 다행"
"드디어 나왔다" 환호…가사 노동 줄여주는 '꿈의 가전' 출시
서울 한 가전매장에서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빨리 받아보고 싶어요." 최근 서울 영등포구 한 가전 매장에서 만난 결혼 10년차 주부 A씨는 일체형 세탁·건조기에 대해 "이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꼭 사야 한다"면서 "세탁기에서 건조기로 옮기는 수고를 덜어주니 최고다. 실물을 보진 않았지만 오늘 바로 온라인으로 주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LG전자가 나란히 선보인 '꿈의 가전' 세탁·건조기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세탁·건조기는 버튼 한 번만 누르면 세탁부터 건조까지 완료되는 일체형 가전이다. 과거 가전에도 같은 기능이 있었지만, 건조 성능이 좋지 않아 소비자 외면을 받았다. 이 점을 보완해 양사가 올해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새롭게 내놓자 "드디어 원하는 게 나왔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드디어 나왔다" 환호…가사 노동 줄여주는 '꿈의 가전'

사진=연합뉴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LG전자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를 필두로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 등 국내 가전 시장에 일체형 세탁·건조기 판매가 시작됐다. 과거 제품보다 옷감 손상을 최소화한 데다 전력 소비를 줄인 제품으로 매장 방문객 사이에서 문의가 많다.

서울 시내 한 가전매장 담당자는 "최근 매장을 방문하는 많은 손님들이 세탁건조기를 찾고 있다"며 "실제로 판매도 기존 가전만큼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전업계 관계자 역시 "매번 점장 회의에서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문의하는 고객들 많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확실히 반응이 긍정적"이라고 전했다.소비자들 입장에선 세탁·건조기가 가사 노동시간을 줄여준다는 점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30대 주부 B씨는 "보통 세탁기를 돌리고 종료 시간에 맞춰 건조기에 옮겨 넣으려 귀가하는 일이 많았다. 제때 건조기에 옮기지 못해 딱딱하고 냄새나는 빨래를 2번씩 돌리는 게 예사였다"면서 "세탁기와 건조기 이용 시간에 맞춰 생활했는데 이제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을 것 같다"고 반겼다.
LG 시그니처(LG SIGNATURE) 세탁건조기. 사진=연합뉴스
30대 후반 직장인 C씨도 "세탁이 끝나면 자동으로 건조기로 옮겨주는 건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기능"이라며 "무거운 옷이나 이불을 옮길 때마다 허리가 아팠는데 당장 집에 있는 세탁기과 건조기를 처분하고 새로 구매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삼성 vs LG '혁신가전' 정면 대결...승자는?

사진=삼성전자 제공
기존 세탁기와 건조기 제품은 세탁이 끝난 뒤 직접 옷을 하나하나 꺼내 건조기로 옮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바쁜 직장인의 경우 빨래를 집에 있는 시간에 몰아서 해야 했다면, 앞으로는 외출시 버튼 하나만 누르면 귀가 후 뽀송뽀송한 세탁물을 받아볼 수 있다.

신제품은 세탁실에 차지하는 공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기존에는 세탁기와 건조기는 건조기가 상단에, 세탁기가 하단에 위치해 직렬 구조로 설치하거나 양쪽에 나란히 배치하는 병렬 구조가 보편적이었다. 두 대의 가전이 그만큼 공간을 차지해 세탁실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새롭게 출시한 세탁·건조기는 한 대만 설치하면 남은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새로운 시장을 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제대로 맞붙었다. 출시 초반부터 두 기업은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선보였다. LG전자가 처음으로 고급형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를 선보이자 이튿날 삼성전자도 새로운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를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삼성전자는 해당 제품이 △국내 최대 건조 용량을 갖추고 △1등급보다 40% 더 낮은 소비전력 등 차별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LG전자보다 하루 늦은 지난달 23일 판매를 시작했으나 경쟁사 대비 2주 빠른 지난 4일부터 배송 서비스를 개시했다. 가격은 LG제품보다 저렴한 399만9000원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드럼 세탁기 판매 규모는 100만대, 건조기는 83만대 수준인 만큼 세탁건조기 규모도 조만간 이에 못지 않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수요가 확실한 세탁·건조기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LG전자는 오는 18일 시그니처 세탁건조기 배송을 시작한다. 일반형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는 건조용량을 15kg로 시그니처 제품보다 2kg 늘렸다. 현재 사전판매를 개시했으며 다음달 8일부터 순차 배송된다. 시그니처 세탁건조기 출하가는 690만원, 일반형은 449만원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가전전시회 'IFA 2023'에서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를 선보인 이후 일반형 오브제 라인 출시 문의가 많았다"며 "고객들이 대용량 건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건조 용량을 늘렸다. LG제품은 하부 미니워시 추가로 분리세탁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영상=삼성전자 제공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