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톺] 박스권 뚫은 코스피…'큰손' 연기금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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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하루 2천700억원 순매수…26개월만의 최대 규모
금융당국, 스튜어드십 7년만에 개정…"밸류업 참여 높일 유인될 것" 14일 코스피가 1년 11개월 만에 2,710선을 돌파한 가운데 이날 증시에서 '큰손' 연기금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5.19포인트(0.94%) 오른 2,718.76에 장을 마쳤다.
이날 종가는 2022년 4월 22일(2,704.71) 이후 693일 만의 최고치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6천730억원, 기관은 1천876억원을 사들였다.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도 지난 4일(7천702억원) 이후 8거래일 만에 가장 큰 수준이었지만, 더욱 눈길을 끈 것은 국민연금 등이 속한 '연기금 등'의 순매수 규모다.
'연기금 등'에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금과 기금, 공제회, 국가·지자체 등이 포함된다.
기관계 투자자 중 매도 포지션을 취한 금융투자(-1천849억원), 투자신탁(-382억원)과 달리 '연기금 등'은 2천734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연기금의 순매수 금액은 2022년 1월 27일(1조2천230억원) 이후 약 2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특히 1조원을 넘게 사들인 당시는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어로 꼽힌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일로, 연기금이 이 종목만 2조1천억원가량 사들여 예외적인 경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2020년 3월13일(5천729억원) 이후 4년 만의 최대 규모로도 볼 수 있다. 이례적인 연기금의 대량 매수는 이날 금융당국의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 개정 발표와 맞물렸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들이 타인의 자산을 운용하는 수탁자로서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행해야 할 행동 지침으로, 2017년 도입됐다.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은 도입 당해년도인 2017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개정을 통해 가이드라인에는 '투자대상회사가 기업가치를 중장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을 수립·시행·소통하고 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명시된다.
투자대상회사의 밸류업 노력을 기관투자자가 직접 점검하고 독려할 수 있도록 구체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과가 국민연금 등 '큰손'의 참여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연기금의 밸류업 지원을 더욱 촉진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에 대해 "연기금 중심으로 기관의 적극적인 활용을 추진하는 동시에 기업들의 밸류업 참여를 높일 유인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오늘처럼 밸류업 프로그램 계획의 가시화가 보도될 때마다 대표 저평가 업종들의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연기금 등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삼성전자(1천193억원) 이외에 현대차(265억원), POSCO홀딩스(173억원), 삼성물산(160억원) 등 대표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들이 자리했다.
연기금은 또 삼성생명(123억원), 하나금융지주(113억원), 우리금융지주(99억원), 삼성화재(57억원), 신한지주(55억원) 등 밸류업 정책 수혜주로 꼽히는 금융업종도 고루 장바구니에 담았다. 금융업종은 특히 본격적인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구체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속속 발표되고 있는 영향으로 이날 3.18% 올라 코스피 지수 수익률을 웃돌았다.
/연합뉴스
금융당국, 스튜어드십 7년만에 개정…"밸류업 참여 높일 유인될 것" 14일 코스피가 1년 11개월 만에 2,710선을 돌파한 가운데 이날 증시에서 '큰손' 연기금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5.19포인트(0.94%) 오른 2,718.76에 장을 마쳤다.
이날 종가는 2022년 4월 22일(2,704.71) 이후 693일 만의 최고치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6천730억원, 기관은 1천876억원을 사들였다.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도 지난 4일(7천702억원) 이후 8거래일 만에 가장 큰 수준이었지만, 더욱 눈길을 끈 것은 국민연금 등이 속한 '연기금 등'의 순매수 규모다.
'연기금 등'에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금과 기금, 공제회, 국가·지자체 등이 포함된다.
기관계 투자자 중 매도 포지션을 취한 금융투자(-1천849억원), 투자신탁(-382억원)과 달리 '연기금 등'은 2천734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연기금의 순매수 금액은 2022년 1월 27일(1조2천230억원) 이후 약 2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특히 1조원을 넘게 사들인 당시는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어로 꼽힌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일로, 연기금이 이 종목만 2조1천억원가량 사들여 예외적인 경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2020년 3월13일(5천729억원) 이후 4년 만의 최대 규모로도 볼 수 있다. 이례적인 연기금의 대량 매수는 이날 금융당국의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 개정 발표와 맞물렸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들이 타인의 자산을 운용하는 수탁자로서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행해야 할 행동 지침으로, 2017년 도입됐다.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은 도입 당해년도인 2017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개정을 통해 가이드라인에는 '투자대상회사가 기업가치를 중장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을 수립·시행·소통하고 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명시된다.
투자대상회사의 밸류업 노력을 기관투자자가 직접 점검하고 독려할 수 있도록 구체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과가 국민연금 등 '큰손'의 참여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연기금의 밸류업 지원을 더욱 촉진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에 대해 "연기금 중심으로 기관의 적극적인 활용을 추진하는 동시에 기업들의 밸류업 참여를 높일 유인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오늘처럼 밸류업 프로그램 계획의 가시화가 보도될 때마다 대표 저평가 업종들의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연기금 등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삼성전자(1천193억원) 이외에 현대차(265억원), POSCO홀딩스(173억원), 삼성물산(160억원) 등 대표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들이 자리했다.
연기금은 또 삼성생명(123억원), 하나금융지주(113억원), 우리금융지주(99억원), 삼성화재(57억원), 신한지주(55억원) 등 밸류업 정책 수혜주로 꼽히는 금융업종도 고루 장바구니에 담았다. 금융업종은 특히 본격적인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구체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속속 발표되고 있는 영향으로 이날 3.18% 올라 코스피 지수 수익률을 웃돌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