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투어] 부산 영도에서 찾은 '커피 보물섬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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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들르는 곳이 아닌, 오롯한 목적지로서의 카페를 찾아서.
부산 영도 카페거리
내륙에서 4개의 다리를 각각 건너야만 통할 수 있는 영도에는 우리나라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첫 개항지인 부산항은 항공 운항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이전까지 모든 자원이 드나드는 통로이자 사람이 유일하게 바다를 건널 수있는 길목이었다. 일제강점기 일본의 군화에 짓밟힌 아픔을 간직한 땅이고, 6·25전쟁 당시 피란민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되어준 곳이다.
해안가 절벽을 따라 공·폐가가 가득하던 흰 여울길에는 저마다의 오션 뷰를 자랑하는 카페가 들어섰다.
이들의 공통점은 부산의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맛과 풍경,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데 있다. 영도만의 감성을 찾아, 커피 향 가득 한 섬으로 떠나본다.
영도 카페거리 찾아가기
부산역에서 버스를 타면 부산항 인근 카페거리까지 25분 내외, 흰여울마을 카페거리까지는30분 정도 소요된다. 택시를 이용하면 약 15분 거리.
카페 트렌드 in 부산 영도

무엇보다 특별한 건 바리스타 1:1 맨투맨 서비스다. 원두 소개, 커피가 내려지는 과정 등에 대해 바리스타의 설명을 들으며 약 15분간 여유로운 티타임을 만끽할 수 있다. 정우진 모모스 커피 MD는 “웨이팅이 부담스럽다면 주문 즉시 음료가 제조되는 ‘모모스 퀵’ 서비스를 이용해도 좋다”고 설명했다.
한식 브런치 메뉴인 ‘영도소반’에는 영도의 정체성이 깃들었다. “영도의 이야기를 한 상에 담고 싶었어요. 예를 들면 국내 최초로 고구마를 재배한 곳이 영도라든가, 제주 해녀가 영도에 정착하게 된 사연 같은 것들이요.” 소반에 오밀조밀 담긴 로컬푸드를 맛보며 영도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맛이 쏠쏠하다.
카페 곳곳 두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전 세계를 여행하며 직접 촬영한 정원 사진이 벽을 따라 걸려 있고, 서재를 가득 채운 책이 포근한 분위기를 더한다. ‘식물 멍’을 때리며 맛보는 커피와 휘낭시에의 조화가 완벽하다. 카페에서는 정기적으로 정원 아카데미도 진행된다. 푸른 정원 속에서 일상의 평화를 찾길 바라는 부부의 따뜻한 마음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