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배 차이 납니다"…유재석·신동엽 나서니 '초토화' [김소연의 엔터비즈]

'문특' 너마저…레드오션된 유튜브
사진=한경DB
"조회수가 100배 차이가 납니다."

'연반인'(연예인+일반인)이라는 말을 유행시키고, 인기 아이돌은 물론 할리우드 스타들도 내한할 땐 찾았던 유튜브 채널 MMTG(문명특급)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현재 망했다고 말 나오는 문명특급 소식'이라는 썸네일까지 내세워가며 스스로 위기임을 인정한 콘텐츠 'MMTG, 당신이 몰랐던 6가지 사실' 역시 공개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조회수 22만회를 넘겼을 정도다.
/사진=MMTG
'문명특급' 연출에 진행까지 맡으며 '연반인' 반열에 올랐고, SBS를 퇴사한 후 전문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진행자 재재는 해당 콘텐츠에서 "지난 2021년 그룹 세븐틴이 출연한 동영상의 조회수는 1000만 회를 넘겼는데, 진행자 재재가 촬영한 리얼 다큐멘터리 영상은 조회수 10만 회도 채 되지 못한다"고 소개하며 조회수 차이가 100배가 난다고 언급했다.

'문명특급'의 부진에 대해 제작진이 분석한 이유는 녹록지 않은 게스트 섭외였다. 최근 유재석, 신동엽, 장도연 등 전문 방송인은 물론 뮤지션 정재형, 가수 성시경, 이영지, 조현아 등까지 나서 유명 연예인들을 초대해 토크를 펼치는 포맷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섭외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

유튜브 채널 게스트 출연은 홍보의 경우 제작비 지원을 받고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적게는 5000만원, 많게는 억 단위가 넘어간다. 드라마, 영화 등은 홍보, 마케팅 비용 사용하는 만큼 더욱 영향력 있는 채널을 선정하려 하는데, 이 경쟁에서 유명 연예인들의 채널이 단숨에 괴물로 성장하면서 '문명특급' 마저 밀리고 있는 셈이다.재재의 퇴사 후 공지도 없이 수개월 업로드가 안되면서 관심에서 밀린 '문명특급'은 이후 재재의 체험형 콘텐츠 '살아봤으면해'를 선보였지만 큰 관심을 끌진 못했다. 2000년대 초반 가요 흥행 역주행을 시킬 만큼 신드롬을 일으켰던 '숨듣명' 프로젝트에 이어 '2009 명곡 챔피언십'을 내놓으며 영상 조회수 500만 돌파 공약으로 콘서트 개최를 하겠다고 알렸지만, 저조한 관심에 40만 조회수에도 콘서트를 진행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에 재재가 직접 "한입 갖고 두말해 죄송하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문명특급'의 빈자리는 빠르게 다른 채널들이 채워갔다. 지난 15일 기준 유튜브 인기 급상승 영상은 2일 만에 420만 조회수를 넘긴 콘텐츠는 TEO테오 채널의 '하객분들 다 오셨나요? 식을 시작하겠습니다 | EP.31 손석구 | 살롱드립2'이다. 테오는 김태호 PD가 MBC 퇴사 후 설립한 스튜디오 TEO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장도연이 진행을 맞고 있다. 또한 유재석이 진행하는 '뜬뜬' 채널의 '핑계고'에 케이윌, 별이 게스트로 등장한 콘텐츠는 게재 1일 만에 100만 조회수를 넘겼다.
/사진=TEO 테오
유튜브 콘텐츠의 수입은 조회수와 직결된다. 유튜브는 조회 수와 댓글 수, 동영상에 머무르는 시간 등을 측정해 광고 수익을 분배한다. 이 때문에 더 많은 수익을 내려면 조회수와 댓글을 늘려야 한다.이를 위해 게스트 섭외뿐 아니라 채널만의 색깔을 구축하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양상이다. 게스트가 등장해 인터뷰하는 콘셉트는 동일하더라도 '술방', '먹방' 등 다양한 옵션이 등장하는 이유다.

콘셉트가 잡히면 적은 비용으로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효자 아이템이 '인터뷰'라는 조언도 나온다. 일상을 공개하며 소통하는 콘셉트였던 혜리의 유튜브 채널의 경우 2개월 전부터 인터뷰 코너 '혤's club'을 운영하며 블랙핑크 지수, (여자)아이들 미연, 샤이니 키, 배우 안재홍과 이솜, 박형식과 박신혜를 게스트로 초대했다.

성시경 역시 요리와 노래 콘텐츠가 주를 이뤘다면 '만날텐데'라는 코너를 통해 배우 하정우, 정우성, 가수 규현, 박진영, 엄정화, 김범수 등 지인으로 소문난 연예인들을 초대해 이야기를 나눴다.특히 유명 연예인이 등장하는 채널과 콘텐츠 경우, 김태호 PD, 나영석 PD와 같은 스타 예능 연출자뿐 아니라 유명 방송사 출신 PD들이 이끄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방송사에서 예능을 만들었던 인맥, 인프라를 이용해 기존 유튜브 채널보다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면서 단숨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게 되는 방식이다.

한 유튜브 채널 관계자는 "유튜브 콘텐츠는 더 이상 B급 감성이 아니다"며 "유튜브 시청자들의 기준도 높아지면서, 진솔하면서도 양질의 콘텐츠를 선보여야 자리 잡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유명 연예인을 투입하고, 전문 작가와 편집자, 연출자까지 합류한 채널을 어떻게 이길 수 있겠냐"며 "요즘은 준비 없이 뛰어들었다간 무조건 망하는 건 물론, 이전의 채널들도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