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못 구하면 큰일"…서울서 '이 동네'만 난리 났다

서울서 유일하게 전셋값 떨어진 강동구
전세 '매물 폭탄' 쌓인다
사진=임대철 기자
최근 서울 25개 구 중 강동구에서 유일하게 아파트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어 관심을 끈다. 올 하반기 대단지 아파트 준공이 잇따를 예정인 가운데 집주인이 입주 대신 전세입자를 찾는 물건이 늘어난 게 전셋값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강동구에서 나온 아파트 전세 물건은 2746건(지난 15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아실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21년 3월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강동구 전세 물건은 지난해 6월 1000여 건에 불과했지만 불과 9개월 만에 2.5배 늘어났다.오는 6월 준공을 앞둔 길동 ‘강동헤리티지자이’(1299가구)에 전세 물건이 늘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100건 넘게 쌓여 있는 상태다. 천호동 ‘강동밀레니얼중흥S-클래스’(999가구)도 9월 준공을 앞두고 있어 주변 전세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1월 입주 예정인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에는 전세 716건이 나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동구 아파트 전세 물건 4건 중 1건은 이 단지 물건이라는 의미다. 둔촌주공을 재건축하는 단지로, 총 1만2032가구로 구성된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당초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아 실거주 의무가 있는 단지였다. 하지만 국회에서 지난달 29일 실거주 의무를 3년간 유예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을 처리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1월께부터 전세 물건이 나오기 시작해 불과 3개월 만에 700건을 넘겼다.천호동 ‘천호역마에스트로’(77가구), 같은 동 ‘더샵 강동 센트럴시티’(670가구) 등은 내년 준공될 예정이다. 강동구에 새 아파트 집들이가 꾸준한 편이다.

전세 매물이 쌓이면서 강동구 전셋값은 서울 전반적인 흐름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3월 둘째주(11일 기준) 강동구 전셋값은 전주보다 0.0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셋값은 0.08% 상승했다. 강동구만 25개 구 중 유일하게 상승세가 꺾였다.

강동구 A공인 관계자는 “1만 가구를 웃도는 올림픽파크포레온에서 전세 물건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어 당분간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아 전세를 구하려는 세입자 문의가 꾸준하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