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번 "기업가정신이 美 경쟁력…누가 대통령 되든 기업 위해 노력할 것"

한경 인터뷰
'한·미 우호증진 앞장' 토머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

한국어 교실 학생 10년 새 10배
美 어디서든 韓문화 접할 수 있어

미국정부 재정 상황 크게 우려
국채이자 비용이 국방예산 초과
“미국의 경쟁력은 기업가정신이고, 누가 대통령이 되든 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토머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사진)은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사무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최근 한국 기업들이 오는 11월 있을 미국 대선과 관련한 정책 리스크를 우려하는 것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코리아소사이어티는 한국과 미국의 우호 증진을 위한 비영리단체다. 한국전에 참전한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이 1957년 뉴욕에 설립한 뒤 한·미 양국의 정책 통상 경제 교육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과 교류의 매개체 역할을 했다. 과거 주한 미 대사 출신이 관례적으로 회장직을 맡아왔지만 번 회장은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에서 약 20년간 근무한 국제금융통 출신으로, 2015년부터 회장직을 맡고 있다.

번 회장은 현재 미국 정부의 재정 상황을 우려했다. 그는 “미국 정부의 국채 이자 비용은 국방 예산을 이미 뛰어넘었다”며 “대선 등을 이유로 재정 지출을 더 줄이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미국 정부의 올 한 해 이자 부담 비용은 8700억달러 수준으로 국방 예산 8200억달러를 넘는다.

번 회장은 코리아소사이어티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대한 한국 정부와 병원, 기업들의 대응 상황을 실시간으로 미국 사회에 전한 것으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그는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를 비롯해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을 직접 만나거나 화상으로 인터뷰해 한국의 백신 개발과 보급 실태, 환자 관리 상황 등을 미국 내에 알렸다. 한국어 전파를 위한 노력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코리아소사이어티의 한국어 교실은 연간 등록자가 2015년 133명에 불과했지만 그가 취임한 이후부터 급증해 지난해엔 1314명을 기록했다.

번 회장은 코리아소사이어티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이사회를 설득해 맨해튼 동쪽 끝부분에 자리했던 사무실을 그랜드센트럴 역 인근으로 이전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한국어 온라인 수업 개설에도 투자했다.

그는 1976년부터 3년간 미 평화봉사단 일원으로 경남 창원과 충북 청주에서 교사로 근무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한국인 부인도 당시 만났다. 번 회장은 “한국 영화 중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봉준호 감독의 ‘마더’를 가장 좋아한다”며 “이젠 미국 어디를 가더라도 삼성전자의 반도체, LG전자의 냉장고부터 BTS(방탄소년단)와 영화 ‘기생충’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제품과 문화를 접할 수 있게 된 점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