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만에 6조 몰렸다…'대박' 노린 투자자들 우르르

달리는 액티브 ETF…나스닥 상승률 3배
타임폴리오 올 20% 넘어

AI·반도체주 대거 담은 ETF
지수 레버리지 상품도 제쳐

올해 들어서만 6조원 유입
퇴직연금 계좌 투자로 인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시장을 압도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대세 투자처로 부상했다.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몰려들면서 올 들어서만 6조원이 유입됐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화하면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액티브 ETF의 인기가 더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시 주도주 적극 편입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미국 나스닥100지수 추종 액티브 ETF인 ‘TIMEFOLIO 미국나스닥100액티브’는 올 들어 24.06% 상승했다. 같은 기간 7.06% 오른 나스닥100지수의 세 배에 달하는 수익률이다. 나스닥100지수를 2배 추종하는 ‘TIGER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합성)’(18.31%)도 뛰어넘었다.시가총액 비중에 따라 기계적으로 종목을 담는 게 아니라 증시 주도주를 적극 발굴해 대응한 전략이 유효했다는 평가다. 액티브 ETF는 지수를 70%가량 추종하면서 나머지 30% 범위에서 펀드매니저 재량으로 추가 수익을 노리는 상품이다. TIMEFOLIO 미국나스닥100액티브는 미국 증시를 주도한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13.4%)를 가장 많이 담고 코인베이스(8.4%), 비만치료제 테마인 일라이릴리(5.9%)와 노보노디스크(4.5%) 비중을 높였다. 김남호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차장은 “시장을 주도하는 새로운 섹터나 종목이 나오면 언제든 이에 맞는 종목들을 편입할 수 있다는 것이 액티브 ETF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선 AI와 반도체 테마의 액티브 ETF들이 좋은 성과를 냈다. ‘TIMEFOLIO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27.29%) ‘HANARO 글로벌생성형AI액티브’(20.36%) ‘SOL 한국형글로벌반도체액티브’(19.02%) ‘TIGER 글로벌AI액티브’(19.16%) 등이 20% 안팎 수익률을 기록했다.

4년 만에 순자산 20배 불어나

액티브 ETF의 순자산은 2020년 약 2조원에서 4년여 만에 약 44조원으로 20배 이상 급증했다. 올 들어서만 6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전체 ETF 순자산총액에서 액티브 ETF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6.7%, 2022년 14.4%, 지난해 31.9%로 빠르게 늘어났다.액티브 ETF는 레버리지 상품과 달리 퇴직연금 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 중 하나다. 가입 절차와 환매가 까다로운 공모펀드 대신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의무 교육 과정을 이수해야 하지만 액티브 ETF는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화하면 액티브 ETF가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초처럼 금융주, 자동차주, 공기업 등으로 수혜주를 찾는 순환매 장세가 이어지면 시장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서다. 액티브 ETF시장의 족쇄였던 ‘상관계수’ 규제 완화가 시행되면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윤곽이 아직 나오지 않고 정책 변동이 클 수 있는 만큼 상황에 따라 적극 대응하는 액티브 ETF가 유리하다”며 “시장에 적극 대응하는 만큼 패시브 상품보다 변동성이 더 클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