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의 상원 1인자인 척 슈머 원내대표가 사실상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교체를 요구한 연설을 칭찬하면서 라파 공격에 나서는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권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된 레오 바라드카 아일랜드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슈머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한 언론 질문을 받고 "그는 좋은 연설을 했다"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는 자신만이 아니라 많은 미국인이 공유하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슈머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어가지는 않겠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식량과 의약품을 반입하고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휴전이 필요하다는 것이 내 입장"이라는 바라드카 총리의 발언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의한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가자지구 지원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교환 협상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말에는 손가락을 교차하면서 행운을 비는 제스처를 취했다.
앞서 슈머 원내대표는 전날 상원에서 가자지구 민간인의 과도한 희생으로 이스라엘의 대(對)하마스 전쟁에 대한 전 세계적인 지지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점에 나는 새로운 선거가 이스라엘의 건전하고 개방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의 이런 발언은 대규모 민간인 피해 우려 등에 따른 미국의 반대에도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공격을 승인하는 등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를 교체해야 한다는 요구로 해석됐다. 특히 유대계 미국인으로 친이스라엘 정치인인 슈머 원내대표까지 공개적으로 이스라엘 정부를 비난한 것은 네타냐후 정권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냈다는 신호라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날 보도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9일 방송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국경에 있는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레드라인'(저지르면 대가를 치를 기준)으로 규정하며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해를 끼친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이런 반대에도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작전계획을 승인했다. 이와 관련, 오스트리아를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라파의 민간인들이 해를 면하게 될 뿐 아니라, 해를 면한 뒤 피난처·음식·의료·의복 등을 제공받으며 적절히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분명하고 실행가능한 계획을 봐야 한다"면서 "우리는 그와 같은 계획을 아직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