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물가 우려·기술주 정체에 하락…다우 0.5%↓마감

뉴욕증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엔비디아 등 기술주의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하락했다.

15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0.89포인트(0.49%) 하락한 38,714.77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3.39포인트(0.65%) 떨어진 5,117.09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55.36포인트(0.96%) 하락한 15,973.17로 장을 마감했다.

3대 지수는 한 주간 모두 하락해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S&P500지수는 한 주간 0.13% 떨어졌고,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02%, 0.7% 떨어졌다. 최근 발표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인플레이션이 예상만큼 빠르게 둔화하지 않고 있다는 우려가 강화됐다.

다음 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둔 경계감이 주말을 앞두고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특히 시장을 끌고 온 엔비디아의 상승세가 꺾이면서 시장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날 투자자들은 경제 지표와 기술주의 움직임 등을 주시했다.

경제 지표는 이전보다 개선되거나 이전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날 발표된 2월 산업생산은 계절조정 기준 전월 대비 0.1% 증가해 전달의 0.5% 감소에서 반등했다. 이날 수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전망치인 보합에 비해서도 개선된 것이다.

1월 한파가 물러나면서 제조업과 광업, 유틸리티 생산이 모두 반등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76.5로 잠정 집계돼 전달의 76.9보다 소폭 하락했다.

이날 수치는 시장의 예상치인 77.4는 밑돈 것이지만 지난해 11월~올해 1월 강한 반등 이후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0%, 5년 기대인플레이션은 2.9%로 잠정 집계됐다.

모두 전달과 같은 수준이다.

기술주들은 엔비디아의 주가 약세로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52주래 최고치 대비 9.8% 하락했으며, 이날도 0.12% 떨어져 지난 6거래일 중에서 5거래일간 약세를 보였다.

나스닥지수도 지난 6거래일 중에서 5거래일간 하락했다.

AI 관련주로 주목 받아온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의 주가도 5% 이상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ASML홀딩의 주가가 모두 2% 이상 하락했고, AMD의 주가는 2% 이상 올랐다.

알파벳과 메타는 1% 이상 하락했다.

어도비는 이날 매출 가이던스에 대한 실망에 13% 이상 하락했다.

질로우의 주가는 전미부동산협회(NAR)가 부동산 중개 수수료 담합 의혹과 관련한 소송에서 대규모 벌금을 내는 데 합의하고 중개수수료 규정을 대폭 수정하면서 13% 이상 급락했다.

울타뷰티의 주가도 연간 실적 가이던스에 대한 실망에 5% 이상 떨어졌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주가는 씨티가 최선호주로 꼽고, 목표가를 95달러에서 150달러로 상향했다는 소식에 2%가량 올랐다.

리비안의 주가는 파이퍼샌들러가 투자 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하고 목표가를 15달러에서 21달러로 높였다는 소식에 3% 이상 상승했다.

맥도날드의 주가는 전 세계 매장에서 전산 장애로 일부 매장이 폐쇄됐다는 소식에 1%가량 하락했다.

파산보호 신청 가능성이 대두된 전기차 스타트업 피스커는 이를 부인하고, 자본 조달을 모색하고 있다는 소식에 13%가량 올랐다.

S&P500지수 내 에너지, 유틸리티, 자재, 산업 관련주가 오르고, 기술, 통신, 임의소비재, 헬스 관련주는 하락하고 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을 이끌어온 기술주 랠리가 정체되면서 시장 전체 랠리가 힘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는 점도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메리프라이즈의 앤소니 새글림베네 수석 시장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최근 몇달간 대형기술주의 상승으로 인한 시장의 연료가 점점 소진되기 시작했으며 일부 투자자들은 예상보다 끈질긴 인플레이션이 금리 인하에 역풍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주 소비자물가지수와 생산자물가지수가 발표된 이후 "인플레이션이 시장이 예상하는 속도로 연준이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만큼 충분히 낮아지고 있다는 투자자들의 판단에 일부 의구심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오는 6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56.7%로 전날보다 소폭 하락했다.

1주일 전에 70%를 넘었던 수준에서는 대폭 낮아진 것이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01포인트(0.07%) 오른 14.41을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