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미식회] 손이 가요 손이 가, 파주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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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의 맛은 꾸밈없다. 심심하단 뜻은 아니다. 애써 힘주지 않아도 본연의 맛이 살아 있어 자꾸만 손이 간다.

파주의 보물, 임진강에서는 싱싱한 생물이 잡힌다. 참게·황복·민물장어 등이 맛있기로 소문났다. 경기도 최북단, 접경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성 덕에 냉면·손만두·막국수·초계탕 같은 이북 음식을 즐기기도 좋다.
구수한 매력의 향토음식이 당길 땐 파주 맛고을 음식문화거리로 가보자.시골밥상부터 오리구이, 매운탕까지 자연이 빚어낸 담백함이 가득하다.
임진대가집
3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데는 이유가 있다. 조선시대부터 터를 잡고 자손대대 로 살고 있다는 이선호 씨가 이곳의 주인장. 가게 곳곳에 붙어 운치를 더하는 글귀는 이 씨가 손수 적었다. 허영만 화백이 다녀간 흔적도 있다. 만화 <식객>을 그 리던 시절부터 20여 년간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고.
KICK! 참게범벅
메뉴 개발에만 수년, 각고의 노력 끝에 탄생한 주인장의 야심작이다. 감미료 없이 사과·배·키위 등 과일로만 달큼한 맛을 냈다. 맵지 않아 남녀노소 즐길 수 있다.
풍천연화
눈으로 먹는 즐거움도 무시할 수 없다. 용 모양의 화려한 플레이팅이 맛을 돋운다. 풍천연화정식 특코스의 경우 예약제로 제공되며, 수육·구이·튀김·전골 등 다양한 변주의 장어 요리에 돌솥밥과 매실차까지 함께 나와 보양식으로 그만이다.
사장님 피셜 반전(?)의 인기 메뉴라는 장어튀김. ‘신발도 튀기면 맛있다’는 우스갯소리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고소한 장어에 바삭한 튀김옷이 더해지니 그야말로 별미!
평양옥
이한치한(以寒治寒), 아니 냉면에 한해 ‘이랭치랭’이라 하는 게 맞겠다. 여름 별미로 널리 알려졌지만, 우리 조상은 예로부터 추운 겨울 냉면을 즐겨 먹었다. 육수로 쓰인 동치미가 가장 맛있게 익는 계절이기 때문.KICK! 녹두전
기름을 넉넉히 둘러 바삭하게 부쳐낸 녹두전. 숙주가 들어가 씹을수록 향기롭고 구수하다. 속을 꽉 채운 이북식 만두도 추천한다.
해스밀래 더 테이블
자극적인 음식을 탐미하다가도 결국엔 담백한 한식을 찾게 되는 게 한국사람 아니던가. 한국인의 밥심을 제대로 채워 주는 정갈한 한정식을 해스밀래 더 테이블에서 만났다. 특산품 장단콩을 테마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파주장단 콩웰빙마루에 위치했다.식탁에 올라오는 대부분의 식재료는 파주에서 나고 자란 것들로 꾸려진다. 장단콩으로 만든 다채로운 두부 요리에 계절의 풍미를 담은 나물·전 등 값을 매기기 힘든 보약 한 상이 차려진다. 윤태환 매니저가 귀띔한 바에 의하면 더욱 풍성한 상차림을 위해 올해 신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넓은 홀을 갖춰 단체모임 장소로도 손색없다.상차림이 이토록 푸짐하니 술 한 잔 곁들이지 않을 수 없다. 건강식엔 건강주를 더해보자. 유기농으로 재배한 산머루를 3년 이상 숙성해 만든 감악산 머루주가 제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