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④ 반세기 한길 고집 식품·산업용 첨가물 명가 일신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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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이 독점했던 기술 잇따라 국산화 성공…직원대우도 중소기업 최고 수준
박병서 대표이사 "결국 인재가 회사 이끌어…전통을 바탕으로 게임체인저 될 것"
[※ 편집자 주 =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 시장 곳곳에서 수출 일꾼으로 우뚝 선 충북의 강소기업들이 있습니다.
끊임없는 기술혁신과 포기를 모르는 도전정신이 유일한 무기였습니다.
연합뉴스는 경영·기술 혁신과 사회적 책임감으로 충북 지역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강소기업을 소개하는 기사 10편을 격주로 송고합니다. ]
47년의 역사를 가진 일신웰스는 600여종의 식품 및 산업용 첨가물 제조 업체다.
일신웰스가 생산하는 첨가물은 빵과 라면, 과자, 음료 등의 제조 과정에 쓰여 성분을 잘 섞이게 하거나 식감을 더 좋게 만든다. 식품용 랩의 유연성을 강화시켜 부드럽고 잘 늘어나게 해 주는 데도 일신웰스의 첨가물이 쓰인다. 식품에서 산업에 이르기까지 여러 기업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공장은 24시간 돌아간다.
지난 13일 찾은 회사의 공장 내부에선 기계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다양한 첨가물을 생산하고 있었다. 기계들 사이로 공정이 원활히 진행되는지 점검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여러 설비를 둘러보던 중 직경 3m, 높이 6m에 이르는 거대한 원통형 기계 15대가 단연 눈에 띄었다.
여기에서 하루 25t씩 나오는 첨가물(아세틸화 모노글리세라이드·AMG)은 전량 인도로 수출돼 인도식 버터(기·GHEE) 제조에 사용된다.
힌두 문화 사람들이 한국의 김치처럼 즐겨 먹는 '기'는 인도에서 대부분 제조되는데 이때 들어가는 필수 첨가물(AMG) 시장의 50%를 일신웰스가 점유하고 있다.
일신웰스는 창업 초기 내수시장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인도를 포함해 세계 20개국에 식품 및 산업용 첨가물을 수출하며 어엿한 수출형 강소기업이 됐다.
지난해 일신웰스의 매출 665억원의 30%가 해외에서 나왔다.
지난해에는 한국무역협회로부터 '2천만불 수출탑'을 받기도 했다.
인도와 중국을 중심으로 2027년까지 수출 비중을 50%까지 늘리겠다는 게 일신웰스의 목표다. 충북대 농화학과를 졸업한 창업주 윤동훈 회장은 아이스크림 첨가물 제조 업체에서 근무한 경력을 살려 1977년 일신산업사를 설립, 이듬해 제빵에 들어가는 첨가물(모노글리세라이드)을 생산했다.
윤 회장은 창립 초기부터 근면과 성실이라는 두 단어를 모든 경영활동의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
윤 회장의 사위인 박병서 대표이사는 "먹는 것에 들어가는 것은 가격을 떠나 안정성이 우선이기 때문에 일단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기술 개발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일본 기업이 제조와 공급을 독점했던 1990년대 중반 끊임없는 투자와 기술혁신으로 고순도 제품을 개발, 국산화에 기여한 게 대표적 사례다.
일신웰스는 1996년 국내 최초로 순도 95%의 모노글리세라이드 제품을 개발했다.
건강과 직결되는 식품 첨가물 시장의 특성상 신생사인 일신웰스의 제품을 찾는 국내 기업들은 당시 많지 않았지만, 이듬해 찾아온 외환위기가 일신웰스에 기회가 됐다.
환율 상승으로 일본에서 수입하던 첨가물 가격이 치솟자 국내 식품 대기업들이 일신웰스의 제품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
윤 회장을 비롯해 임직원들이 문이 닳도록 부지런히 대기업 문을 두드렸던 노력 덕분인지 납품을 의뢰하는 곳이 급증했고, 이를 바탕으로 안정적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2010년에도 당시 일본이 잠식했던 식물성 가소제(플라스틱 성형과 가공을 쉽게 하는 첨가물)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효소반응을 활용한 친환경 식물성 가소제를 개발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국내 특허 24건, 해외 특허 9건, 상표 15건 등 일신웰스가 꾸준하게 확보한 지식재산권은 근면과 성실이라는 경영이념의 증거물이다.
이슬람 율법 허용 식품 인증(MUIHALAL·2019년)과 일본 위생수지 협의회 인증(JHOSPA·2021년)을 따고 과학기술진흥대통령훈장 웅비장(2018년)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2023년)을 받는 등 대외적으로도 기술개발에 대한 노력을 인정받았다.
'화합과 화목'은 일신웰스가 고집하는 또 다른 중요 경영이념이다.
일신웰스는 매년 일터를 혁신하기 위해 무기명으로 직원들의 고충이나 불만사항을 듣는 게시판을 만드는 등 조직문화 개선에 노력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에는 고용노동부 장관 표창(일터혁신 우수기업)을 받았다.
박 대표이사는 "아무리 현장이 자동화가 되고 회사 업무에 시스템이 구축돼도 일은 결국에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중소기업에 비해 퇴사율도 상당히 낮은 편이라고 박 대표이사는 강조했다.
일신웰스는 중소기업 수준에서는 최고 수준의 임금(대졸 4천200만원, 생산직 3천300만원)을 지급하고 임직원 자녀 대학 학자금을 지원한다. 지난해에는 성과급 명목으로 7억원을 전 직원 90여명에게 배분하기도 했다. 박 대표이사는 "중소기업이라는 한계 안에서 사고를 하고 의사결정을 하면 계속 그 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다"며 "40여년간 이어져 온 일신웰스의 핵심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시장을 혁신하는 게임체인저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박병서 대표이사 "결국 인재가 회사 이끌어…전통을 바탕으로 게임체인저 될 것"
[※ 편집자 주 =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 시장 곳곳에서 수출 일꾼으로 우뚝 선 충북의 강소기업들이 있습니다.
끊임없는 기술혁신과 포기를 모르는 도전정신이 유일한 무기였습니다.
연합뉴스는 경영·기술 혁신과 사회적 책임감으로 충북 지역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강소기업을 소개하는 기사 10편을 격주로 송고합니다. ]
47년의 역사를 가진 일신웰스는 600여종의 식품 및 산업용 첨가물 제조 업체다.
일신웰스가 생산하는 첨가물은 빵과 라면, 과자, 음료 등의 제조 과정에 쓰여 성분을 잘 섞이게 하거나 식감을 더 좋게 만든다. 식품용 랩의 유연성을 강화시켜 부드럽고 잘 늘어나게 해 주는 데도 일신웰스의 첨가물이 쓰인다. 식품에서 산업에 이르기까지 여러 기업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공장은 24시간 돌아간다.
지난 13일 찾은 회사의 공장 내부에선 기계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다양한 첨가물을 생산하고 있었다. 기계들 사이로 공정이 원활히 진행되는지 점검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여러 설비를 둘러보던 중 직경 3m, 높이 6m에 이르는 거대한 원통형 기계 15대가 단연 눈에 띄었다.
여기에서 하루 25t씩 나오는 첨가물(아세틸화 모노글리세라이드·AMG)은 전량 인도로 수출돼 인도식 버터(기·GHEE) 제조에 사용된다.
힌두 문화 사람들이 한국의 김치처럼 즐겨 먹는 '기'는 인도에서 대부분 제조되는데 이때 들어가는 필수 첨가물(AMG) 시장의 50%를 일신웰스가 점유하고 있다.
일신웰스는 창업 초기 내수시장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인도를 포함해 세계 20개국에 식품 및 산업용 첨가물을 수출하며 어엿한 수출형 강소기업이 됐다.
지난해 일신웰스의 매출 665억원의 30%가 해외에서 나왔다.
지난해에는 한국무역협회로부터 '2천만불 수출탑'을 받기도 했다.
인도와 중국을 중심으로 2027년까지 수출 비중을 50%까지 늘리겠다는 게 일신웰스의 목표다. 충북대 농화학과를 졸업한 창업주 윤동훈 회장은 아이스크림 첨가물 제조 업체에서 근무한 경력을 살려 1977년 일신산업사를 설립, 이듬해 제빵에 들어가는 첨가물(모노글리세라이드)을 생산했다.
윤 회장은 창립 초기부터 근면과 성실이라는 두 단어를 모든 경영활동의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
윤 회장의 사위인 박병서 대표이사는 "먹는 것에 들어가는 것은 가격을 떠나 안정성이 우선이기 때문에 일단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기술 개발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일본 기업이 제조와 공급을 독점했던 1990년대 중반 끊임없는 투자와 기술혁신으로 고순도 제품을 개발, 국산화에 기여한 게 대표적 사례다.
일신웰스는 1996년 국내 최초로 순도 95%의 모노글리세라이드 제품을 개발했다.
건강과 직결되는 식품 첨가물 시장의 특성상 신생사인 일신웰스의 제품을 찾는 국내 기업들은 당시 많지 않았지만, 이듬해 찾아온 외환위기가 일신웰스에 기회가 됐다.
환율 상승으로 일본에서 수입하던 첨가물 가격이 치솟자 국내 식품 대기업들이 일신웰스의 제품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
윤 회장을 비롯해 임직원들이 문이 닳도록 부지런히 대기업 문을 두드렸던 노력 덕분인지 납품을 의뢰하는 곳이 급증했고, 이를 바탕으로 안정적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2010년에도 당시 일본이 잠식했던 식물성 가소제(플라스틱 성형과 가공을 쉽게 하는 첨가물)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효소반응을 활용한 친환경 식물성 가소제를 개발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국내 특허 24건, 해외 특허 9건, 상표 15건 등 일신웰스가 꾸준하게 확보한 지식재산권은 근면과 성실이라는 경영이념의 증거물이다.
이슬람 율법 허용 식품 인증(MUIHALAL·2019년)과 일본 위생수지 협의회 인증(JHOSPA·2021년)을 따고 과학기술진흥대통령훈장 웅비장(2018년)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2023년)을 받는 등 대외적으로도 기술개발에 대한 노력을 인정받았다.
'화합과 화목'은 일신웰스가 고집하는 또 다른 중요 경영이념이다.
일신웰스는 매년 일터를 혁신하기 위해 무기명으로 직원들의 고충이나 불만사항을 듣는 게시판을 만드는 등 조직문화 개선에 노력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에는 고용노동부 장관 표창(일터혁신 우수기업)을 받았다.
박 대표이사는 "아무리 현장이 자동화가 되고 회사 업무에 시스템이 구축돼도 일은 결국에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중소기업에 비해 퇴사율도 상당히 낮은 편이라고 박 대표이사는 강조했다.
일신웰스는 중소기업 수준에서는 최고 수준의 임금(대졸 4천200만원, 생산직 3천300만원)을 지급하고 임직원 자녀 대학 학자금을 지원한다. 지난해에는 성과급 명목으로 7억원을 전 직원 90여명에게 배분하기도 했다. 박 대표이사는 "중소기업이라는 한계 안에서 사고를 하고 의사결정을 하면 계속 그 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다"며 "40여년간 이어져 온 일신웰스의 핵심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시장을 혁신하는 게임체인저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