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업결합 심사 927건…고금리 등 여파로 2년째 감소

국내기업의 외국기업 결합은 증가…기업결합 액수는 431조원
지난해 고금리 기조와 경기침체 우려 등 영향으로 기업결합 심사 건수가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의 외국기업 결합은 증가세를 보였고 외국기업의 국내기업 결합은 건수는 늘었지만 금액은 감소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이런 내용의 '2023년 기업결합 심사 동향 및 주요 특징'을 발표했다.

분석 대상은 지난해 공정위가 심사를 끝낸 기업결합 사건으로 지난해 이전에 신고돼 지난해에 처리가 된 사건도 포함된다. 지난해 기업결합 건수는 927건으로 전년보다 100건(9.7%) 줄었다.

기업결합 건수는 2년째 감소세다.

전 세계적으로 고금리 기조와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거래 규모가 줄어든 결과라는 것이 공정위 설명이다. 지난해 기업결합 금액은 431조원으로 전년보다 32.3% 증가했다.

심사 건수 감소에도 마이크로소프트의 블리자드 인수(89조원) 등 일부 대규모 사건이 포함돼 금액은 늘었다.

국내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739건으로 전년보다 137건 감소했다. 기업결합 금액도 3조원 줄어든 55조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국내기업에 의한 외국기업 결합은 건수(11→19건)와 금액(5천억→6조2천억원) 모두 늘었다.

대기업집단에 의한 기업결합은 231건으로 12.1% 줄었고 금액은 30조원으로 56.8% 늘었다.

기업별로 보면 SK가 26건으로 가장 많았고 중흥건설(13건), 한화(9건), 네이버(8건), 카카오(7건) 등이 뒤를 이었다.

외국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188건으로 37건 늘었다.

금액은 108조원 늘어난 376조원이었다.

외국기업에 의한 국내기업 결합 건수는 49건으로 9건 늘었지만 금액은 10조원 줄어든 8조원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기업결합 심사가 32.3%(299건), 서비스업은 67.7%(628건)를 차지했다.

제조업 기업결합은 전기전자(86건), 기계금속(85건) 분야에서, 서비스업은 금융(216건), 정보통신방송(83건) 분야에서 많았다.

기업결합 수단은 주식취득이 280건으로 전체의 30.2%를 차지했다.

그 외에는 합작회사 설립(201건·21.7%), 합병(197건·21.3%), 임원겸임(158건·16.8%) 등 순이었다.

지난해 공정위의 심층 심사를 받은 기업결합 사건은 39건이었다.

이 중 경쟁 저해 우려가 크다고 판단된 2건에는 시정조치가 내려졌고 기업결합 신고 의무를 위반한 23건에 대해서는 과태료 총 3억8천만원이 부과됐다.

공정위는 지난해 이차전지 분야에서 수직계열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응한 공급망 재편 등을 위한 기업 결합이 많았다고 분석했다. 진입규제 완화로 통신 3사 등 5개 사업자가 합작회사 형태로 개인신용평가회사를 신설한 점도 특징으로 꼽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