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경제대통령 후보에 '쿠팡' 이사…누군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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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세율 이상부턴 세수 감소" 아서 래퍼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책사들이 집권 시 차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으로 '래퍼 곡선'의 창시자인 아서 래퍼(83)등 3명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재집권 시 Fed 의장 후보 명단 올라
Fed 최연소 이사·에스티로더 손녀사위 캐빈 워시
트럼프 경제자문위 의장 캐빈 해셋도 후보군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 경제팀에서 일하고 있는 스티브 무어와 래퍼는 지난 14일 플로리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에서 회의를 갖고 차기 Fed 의장 후보로 래퍼 본인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경제 정책 고문으로 일한 케빈 워시 전 Fed 이사(54), 케빈 해셋 전 트럼프 행정부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62)을 추천했다. 래퍼는 세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세율의 곡선은 포물선 형태를 그린다는 '래퍼 곡선' 이론의 창시자다. 보통 세율이 높아질수록 세수가 늘어나지만, 일정 수준을 넘으면 근로의욕이 감소해 세원이 줄어들고 이는 세수 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로널드 레이건 전 행정부의 감세 정책의 이론적 기반이 됐고 래퍼는 레이건 행정부 백악관 경제 고문으로 일했다. 래퍼를 최종 후보로 올리는 회의에 래퍼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워시 전 이사는 36세의 나이에 최연소 Fed 이사가 된 월가 출신 금융 엘리트다. 스탠퍼드대와 하버드 로스쿨·비즈니스스쿨을 졸업한 그는 1995년 모건스탠리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성과를 인정받으며 7년만에 M&A(인수·합병) 담당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02년부터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실 특별보좌관으로 일했다. 같은해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로더의 창업자 에스티 로더의 손녀인 제인 로더와 결혼했다. 워시 전 이사는 2017년 트럼프 행정부 1기 때도 Fed 의장 후보로 거론됐다. 당시 제롬 파월 Fed 이사, 재닛 옐런 의장,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이 차기 의장 면접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시 전 이사는 그 중에서도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그의 장인이자 에스티 로더의 둘째 아들인 로널드 로더가 와튼스쿨(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 동기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워시 전 이사는 2019년 10월부터 쿠팡 모회사인 쿠팡Inc의 이사직도 맡고 있다. 해셋 전 의장은 2004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2008년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 후보의 경제 고문을 맡았으며 2017년부터 2019년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지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팀 관계자들은 최근 몇주 간 후보 명단을 작성하기 위해 비공개 토론을 진행해왔다고 전했다. 후보 3명은 참여자들이 만장일치로 동의한 끝에 결정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임명한 제롬 파월 현 의장을 연임시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자신의 금리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그를 "미국의 적"이라고 비판한 적 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